<취재현장>금융상품, 영어보다 한글이 더 아름답다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이름 하나가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를 크게 좌우 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상품명을 정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고객들도 눈과 귀에 쉽게 들어오는 상품을 오래 기억하기 마련이고, 실질적인 구매로 연결된다.

그런데 각 금융회사들이 내놓는 상품의 이름들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느껴진다. 지나치게 영어가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모든 기업이 글로벌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나름 이해도 된다.

회사 이름마저도 한글에서 영어로 바꾸는 것이 일반화됐을 정도다. 고객들도 영어로 된 상품명에 익숙한 게 사실이다. 영어로 상품명을 만들면 한글에 비해 조금 더 함축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데 쉬울 수도 있다.

그래도 그 정도가 다소 과하다 싶을 때도 있다. 한국 기업이 한국 고객을 위해 만든 금융상품마저 영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곱씹어 보게 된다. 영어로 된 상품명을 봤을 때 과연 어떤 특징을 가진 금융상품인지 연상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때 회사명과 상품명을 영어로 만드는 게 대세였을 지 몰라도 요즘은 사회적인 분위기나 인식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단순해보이고 촌스러워 보일 것 같은 한글 상품명이 오히려 친숙하고 아름다워 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한글 상품명만으로도 고객들이 상품의 특징을 쉽게 이해하기도 한다. 10월 9일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의견에도 상당한 힘이 실리고 있을 정도다.

금융감독원도 금융상품에서 비롯되고 있는 영어 과잉 사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면 오히려 한글 상품명을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글 상품명이 차별화가 아니라 일반화되고, 고객들도 당연히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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