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 농가 줄도산'은 구제역 '나비효과'?..돼지값 '폭락' 알고보니

  • 돼지 출하 가격, 절반 이상 폭락..내년도 '돼지파동' 이어질 듯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유례없는 돼지고기 산지가격 추락과 더불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료값으로 인해 축산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여기에 소비침체라는 '삼중고'가 더해져 벌써부터 관련업계에서는 ‘양돈 농가의 줄도산’을 예견하면서 내년도까지 '돼지파동'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돼지 출하 가격은 1kg당 2700~3000원으로 올초인 1월 5879원 보다 절반 이상 폭락했다. 관련전문가들은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 문제로 폭락하는 돼지값을 잡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림수산식품부 축산경영과의 관계자는 “올 3분기 돼지 사육 마릿수는 993만7000마리로 전년동기 대비 50만4000마리가 증가했다”며 “2010년 말과 2011년 초에 발생한 구제역 사태 이후 분만 모돈수가 크게 늘면서 생산 마릿수도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락하는 돼지고기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할당관세’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수요공급을 미리 예측해 가격 폭락을 막을 수 있는 탄력적인 시스템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고 역설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10년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물가를 잡기위해 '할당관세'를 도입해 무관세로 돼지를 32만 톤을 수입해 돼지값 폭락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뒤늦게 18만 마리를 줄여 수급조정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농가들과 업계관련자들은 여전히 소비심리 위축을 고려하지 않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크게 오른 사료값도 돼지파동을 이어갈 주범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국 돼지 약 1000여마리의 한 달 사료 값에만 4600만원이 들어가는 등 배합사료값이 큰 폭으로 뛰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원태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과 연구원은 “우리나라 축산농가는 수입 곡물사료의 의존도가 높다”면서 “사료값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경영수지 악화로 내몰릴 것은 물 보듯 뻔한 결과”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 연말 사료 값은 2분기 대비 8.8% 오르고, 배합사료의 가격은 최고 33%까지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며 “공동구매방식이나 MSY(모돈 한 마리가 연간 낳은 새끼가 생존해 판매되는 마릿수)를 높이는 등 생산원가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불황에 따른 침체된 소비 또한 양돈업계에 대한 가장 큰 위험요인인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양돈협회 관계자는 “최근 산지 돼지가격은 연초보다 48%나 떨어졌고,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값도 최대 38%까지 하락했다”며 위축된 소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엇보다 재고로 쌓여 있는 돼지물량을 시중에 푸는 것이 가격하락을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며 “관련 업계는 지속적인 홍보와 판촉행사를 통해 정부의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소비촉진행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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