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0대 기업집단들이 올해 초 계열사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겠고 이행에 합의했지만 거래 전체 규모 증가율 보다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내놔, 불공정거래의 여지가 여전히 우려되고 있다. 특히 삼성과 롯데의 수의계약은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차와 SK, LG 등 대부분의 기업들도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10대 그룹 자율선언의 분야별 이행 점검결과에 따르면 지난 4개월간 국내 10대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등 전체 내부거래는 다소 감소했지만 4개 경쟁입찰 분야에서 물류는 여전히 미흡했지만 건설, 광고, 시스템통합(SI) 분야는 각각 17%, 8%, 5%포인트 늘었다.
10대 기업집단별 경쟁입찰 계약금액을 보면, GS가 경쟁입찰 방식 계약으로 66.41%의 경쟁입찰률을 기록했다. 이어 한진이 54.51%, 두산 48.87%, 삼성 45.64%, LG 40.87%, 한화 39.16%, 롯데 32.03%, SK 28.06%, 현대차 23.49% 순으로 집계됐다.
또 전년과 대비해 경쟁입찰률이 상승한 그룹은 한화(36.04%포인트)로 나타났다. 이어 LG 24.06%포인트, 현대차 7.9%포인트, GS 6.93%포인트, SK 6.56%포인트, 롯데 6.43%포인트, 한진 4.5%포인트, 삼성 1.2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반해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의 경쟁입찰률은 40.7%로 저조했다. 이는 5~10대그룹의 경쟁입찰률인 56.2%보다 15.5%포인트 낮은 수치다.
10대 기업의 수의계약 비율을 보면, 삼성그룹은 SI분야에 94%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도 78% 규모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건설과 물류 분야는 각각 36%, 35%이다.
롯데는 SI·건설·물류에서 수의계약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SI는 88%, 건설과 물류는 각각 81%, 86%로 심각하다. 단, 광고에서는 25%를 차지, 상대적으로 경쟁입찰 비율아 높게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는 물류가 9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광고 74.8%, 건설 63.2%, SI 59.1% 등이다.
SK는 SI의 수의계약 비율이 91% 규모이며 광고 62%, 건설 54%다. 이는 절반이 넘는 수의계약 처리가 만연돼 있다는 걸 방증한다. LG의 경우는 SI가 76%이며 광고 73%, 건설 51%다.
김형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광고와 물류, SI 분야의 수의계약 비율이 여전히 70~90%에 달해 일감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의 계약 비율이 높고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 4대 업종에 대해선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공시 점검 등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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