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엔低시대… '한·일 경합株' 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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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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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株 타격 제일 클 듯"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원화 강세와 더불어 일본의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수출상품의 상당수가 일본산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우리기업에게 엔저(低)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에서 일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체 및 자동차 부품 업종이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말 77엔대에서 계속 상승세를 보이며 이날 79엔 후반대를 기록했다. 엔화가 기존 초강세 기조에서 벗어나 약세 흐름으로 점점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는 그동안 엔고(高) 현상으로 한국이나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던 일본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반대로 일본과 수출 전선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한국 기업은 환율 효과를 등에 업고 파상공세를 펼칠 일본 기업이 부담스럽게 됐다.

특히 일본과 수출 경쟁이 치열한 국내 완성차 업계와 자동차 부품, 반도체, 기계 장비 등의 업종은 어느 정도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계 장비와 철강재 부문도 엔저 효과로 일본 기업의 활약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결과,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경합도(수출 상품 구조가 비슷할 경우를 보여주는 지수로 1에 가까울 수록 수출 구조가 비슷)가 가장 높은 업종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업종으로 0.91에 달했다. 이어 반도체 0.84, 컴퓨터 0.85, 기타 수종 장비 0.71 등의 순이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지난해 대지진과 중국과의 영토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일본의 완성차 업체와 관련 부품 기업들이 최근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세계 판매율 역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들의 회복 기조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됨과 동시에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과 싸워나갈 수 있는 핵심 경쟁력 확보의 원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인해 국내 수출주 전반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막연한 우려는 불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이라고 하더라도 기업간 경쟁력 차이가 환율 변화로 좁힐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경우에는 별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IT 관련 종목은 한·일간 수출경합도가 높지만, 스마트 모바일 기기에 대한 한국과 일본 기업의 경쟁력 차이가 너무 커 엔화 약세라고 하더라도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엔고 수혜가 컸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관련 기업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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