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가 삼겹살 가격 10원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양사는 각각 창립 기념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삼겹살 가격을 연이어 수정하고 있다. 경쟁 업체보다 단 돈 10원이라도 더 저렴하게 판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10원 전쟁의 포문은 롯데마트가 먼저 열었다. 롯데마트는 전일 롯데쇼핑 창사 33주년을 맞아 1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50% 할인키로 하면서 삼겹살을 100g당 980원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 개점 19주년을 맞은 이마트가 '고객 감사 행사'를 진행, 삼겹살을 100g당 850원에 팔기로 하면서 롯데마트의 고민이 시작됐다.
결국 롯데마트는 이날 오후 삼겹살 가격을 이마트보다 10원 더 저렴한 100g당 840원에 내놓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롯데마트가 책정했던 가격보다 140원이나 낮아진 수치다.
롯데마트가 840원으로 값을 낮추자 이번에는 이마트가 20원 더 가격을 인하, 롯데마트보다 10원 더 싸게 내놓기로 결정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또 다시 삼겹살 값을 추가 인하, 이마트와 똑같은 830원으로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간 벌어졌던 '삼겹살 10원 전쟁'이 830원 선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시세 폭락으로 고통 받고 있는 돼지농가를 돕겠다는 행사 취지가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해 구제역 파동 직후 한때 ㎏당 7000원에 육박했던 돼지고지 도매 값이 1년새 절반 넘게 폭락한 상황이다. 현재 돼지지육 도매가는 1㎏당 2822원으로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구제역 직후 농가들이 사육두수를 과도하게 늘릿 탓에,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993만7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27.7%나 증가했다. 이는 적정 사육두수 800만~850만 마리를 20% 이상 초과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이것이 납품업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판매가가 낮아지면 결국 마진이 감소하고, 당초 시세 폭락으로 고통 받는 농가를 돕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지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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