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옛 한국자동차폐차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 폐차 대수는 84만6251대를 기록해 전년 67만3846대보다 17만2405대가 증가했다. 폐차 대수가 80만대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폐차 대수도 59만7953대를 기록,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와 같거나 비슷한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연도별 폐차 대수를 보면 지난 2005년 52만8998대, 2006년 52만8840대, 2007년 57만721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8년 6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9년 70만대 벽을 넘어섰다. 2010년에는 67만여대로 잠시 주춤하다가 경제난이 가중된 지난해 84만여대로 급증했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완성차의 내수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마케팅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8% 감소한 11만6484대를 기록했다.
특히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으며, 모든 차종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불황이 계속되면 헌 것을 버리지 않으려는 욕구가 강해 폐차가 줄어들고, 반대로 폐차가 늘어나면 교체수요 증가로 신차 구매도 늘어나야 정상일 것 같지만 예상밖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는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고유가로 인해 기름값과 보험료, 수리비 등 차량유지비를 부담하기 힘든 운전자들이 폐차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운전자들이 폐차를 하고 대신 과감히 '뚜벅이'(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니는 사람들)로 변신함으로써 차량유지비 부담을 벗어버리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집은 없어도 차는 산다'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된 셈이다. 결국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불안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폐차장은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현재 전국의 폐차장은 506개. 폐차장은 △2009년 444개 △2010년 466개 △2011년 489개 △2012년 506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폐차장은 지난 1997년부터 매년 4~5%(20여개)씩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월 6만5000여대의 차량이 폐차장에 접수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폐차 수에 비해 여전히 폐차장이 더 많아 과당경쟁으로 인한 출혈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 김학훈 팀장은 "최근 폐차장이 급증하면서 폐차업계는 이미 포화상태"라며 "내년에 폐차 등록기준이 강화되면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폐차장이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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