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사주신탁시장서 증권사에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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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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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계약건수 '높고' 계약금액 '낮고'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은행이 사실상 독식해 온 자사주신탁시장 계약건수에서 증권사에 양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약액에서는 은행이 여전히 증권사보다 앞서 박리다매를 통한 양적인 성장에만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전일까지 상장기업 자사주신탁계약 체결 공시(중복 기업 포함)는 유가증권시장 178건, 코스닥시장 335건으로 총 513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와 자사주신탁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4곳, 코스닥시장에서 270곳으로 비중은 각각 64%, 80%를 차지했다.

자사주신탁이란 상장사가 주가와 경영 안정을 위해 은행이나 증권사를 비롯한 신탁기관과 계약해 자사주를 취득 및 관리하는 제도다.

증권사는 2006년 1월 우리투자증권이 코스닥기업 씨티씨바이오와 1년간 10억원 규모 자사주신탁계약을 체결하며 자사주신탁시장에 진입했다. 이는 증권사도 신탁업을 겸영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증권사는 2005년 말 기준 9개사가 신탁업 겸영인가를 땄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로는 21개사로 2배 이상 늘었다.

현재 자사주를 비롯한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신탁시장에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9년 말 금융권 전체수탁고 가운데 특정금전신탁은 101조8000억원으로 30.8%를 기록한 데 비해 앞서 7월 말에는 184조2000억원으로 41.8%를 차지했다.

특정금전신탁에서 자사주 신탁 운용금은 2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권 비중이 1조7000억원으로 증권사(6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다.

계약건수에서 앞선 증권사가 계약액에서 밀리는 이유로는 기업·은행간 우호관계 유지 필요성이 꼽힌다. 기업 특성상 주거래은행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은행에 맡긴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탁 수수료를 감수하면서도 기업이 직접 자사주를 관리하기보다 사실상 '꺾기'인 간접 관리를 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신탁계약시 증권사는 은행보다 많은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며 "자사주를 바로 매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이 매매기관인 증권사를 거치며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자사주신탁이 가능한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되며 추가적인 비용 감소도 잇따랐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 자사주신탁계약 상위 3곳을 보면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이 차지하고 있다. 역시 5대 증권사인 삼성증권이나 현대증권은 상대적으로 열위다.

최근 3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이 가장 많았던 증권사는 KDB대우증권으로 35건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증권(21건), 삼성증권(14건) 순으로 많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46건으로 1위를, 이어 우리투자증권(40건), KDB대우증권(37건)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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