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 빨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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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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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균(방송인·한독 미디어대학원 초빙교수)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처럼 판세가 오리무중인 적이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세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면서 그 가운데 누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형국이다. 여론조사도 제각각이다. 덩달아 신문·방송 등 각종 언론들은 전망기사나 전문가 토론으로 춤을 추고 있다. 가히 백화제방(百花齊放),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언론을 통해 쏟아내는 각종 공약들은 모두 그럴 듯해 보이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점점 혼돈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이미 마음을 정한 유권자야 별문제 없겠지만, 세 후보가 워낙 백중세이다 보니 이른바 부동층의 향배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이번 대선이야말로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부동층의 정치적 관심도가 높으며, 그 향배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수록 세 후보에 대한 올바른 정보는 중요하다. 하루라도 빨리 대선후보 TV토론을 열어야 한다. 후보들은 지금 전국을 누비면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이는 그야말로 스킨십에 불과할 뿐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스킨십은 후보가 유권자에게 보여줘야 할 충분조건은 될지언정 필요조건은 아니다.

대선을 10여일 앞둔 미국의 유권자들도 3차에 걸친 TV토론을 통해 결정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도 직접 세 후보의 국가경영 철학과 현실 진단 및 처방을 듣고 싶다.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이 빠르면 빠를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들의 판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시중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회자하고 있다. "세 후보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말이다. 자칫 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향후 5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지난 5년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더 힘들어졌다. 세 후보는 이제 국민들을 위해 TV 앞에 나와 자신의 국정철학과 비전을 펼쳐 보이고, 쌓인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후보들은 매일같이 장밋빛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도무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지도 못한다. 유권자들은 지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한다.

세 후보가 다 경제민주화를 외치는데 경제민주화가 무슨 소리인지, 재벌개혁이라는데 그렇게 되면 지금 아사 직전인 영세기업들은 기사회생할 수 있는 것인지, 경제민주화가 되면 당장 서민들 살림살이가 펴지는 것인지, 아니면 상당 기간 계속 고통을 감내하면서 더 참아야 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한다.

이것도 궁금하다. 지금 집권여당인 박근혜 후보와 마지막까지 경쟁할 상대는 문재인 후보인지, 안철수 후보인지, 아니면 3파전으로 갈 것인지. 막판에 후보 단일화의 대통합을 이룰 것인지. 그럴 경우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지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판단하고 싶어한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북한 문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현재 상황이 최선인지, 전쟁의 위험은 없는지 후보들의 식견을 듣고 싶어한다. 뭐니 뭐니 해도 내년에는 살림살이·일자리·교육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지 그에 대한 복안은 있는지, 어느 후보의 생각이 가장 현실적이고 진정성이 있는지를 정말 알고 싶어한다.

세 후보 모두 당대 최고의 식견과 인격을 갖춘 분들이기에 TV토론이야 말로 한국의 미래 조망과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세 후보와 방송사는 세세한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유권자들을 위해 조속히 TV토론에 합의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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