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서울YMCA 제공 |
# 최근 고급호텔에서 결혼한 이 모(34)씨도 결혼 준비 당시를 회상하면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웨딩케이크, 꽃장식 등 이씨 지인들이 손수 마련해줬지만 결혼식 비용에는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제과와 장식 등에 전문가인 지인들이 결혼선물로 직접 해준다는 말에 몇몇 필수 선택을 빼려했으나 ‘하든 안하든 비용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는 호텔 측 답변에 망연자실 했다”며 “친구들의 정성을 외면할 수 없어 필수 선택을 뺐지만 예식비용에는 그대로 청구됐다”고 회상했다.
결혼예식비용의 거품을 빼자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고급호텔예식은 여전히 결혼 예식 문화의 고비용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시내 호텔을 대상으로 예식장 대관료 외 수천만원이 넘는 ‘끼워 팔기’ 상품 및 거래 약관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의 골은 커져가는 가계부채 등 사회 곳곳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결혼예식의 고비용화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모른다. 결혼예식비용이 가계에 주는 부담을 점점 높이고 있으며 이는 이미 사회문제로 변질된 지 오래라는 지적이다.
고급호텔예식 또한 국내 결혼 예식 문화의 고비용화를 이끄는 주범으로 현재 한국 사회 전반의 결혼예식문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새누리 강석훈 의원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강제 끼워 팔기는 가장 전형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 중 하나”라면서 “이미 오래전에 공정위가 나서 조사하고 바로잡았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호텔 예식은 예식장 대관 비용이 기본이다. 문제는 부대시설과 꽃 장식, 각종 물품 등을 끼워 팔고 있기 때문이다. 강제 끼워 팔기는 전형적인 불공정 거래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호텔들은 강제 끼워 팔기를 통한 예식 비용 부풀리기에 혈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호텔의 1인당 식사비용이 최대 14만원대에 달하나 필수 항목 비용도 강제적으로 선택토록 하고 있다.
꽃장식은 최고 1000만원대, 와인 10만원대, 무대 연출 평균 비용은 300만원대 규모다. 이 외에도 폐백실·결혼식 원판사진·웨딩캔들·케이크·샴페인 등을 합하면 평균 500만원에 달한다. 최대로 할 경우에는 고급 승용차 한 대 값이 훌쩍 넘는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측은 “호텔 예식의 본질은 예식홀 등 시설을 대관하는 것”이라며 “21개 호텔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공정위에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황이 심각하다면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말처럼 위법행위가 있다면 엄중 처벌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조사 방침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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