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은 거의 자취를 감췄고, 일부 단지에서는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일주일 새 1000만원 이상 뛰었다. 지하철 7호선 부천 연장선 개통이라는 대형 호재 때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지난 27일 개통한 7호선 연장선은 온수역에서 부천을 거쳐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까지 오간다. 이로써 인천·부천 등 경기 서남권 지역의 대중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게 됐다. 특히 이들 지역은 지하철을 통해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반포, 청담 등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출퇴근 및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신중동역이 들어서면서 역세권이 된 중동 미리내마을 롯데2차 전용면적 84㎡는 매매가격이 3억4000만~3억5000만원 선으로 최근 한달 새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자들의 매입 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중동 꿈마을 삼환아파트 전용 81㎡ 역시 이달 들어 1000만원 정도 올라 3억4000만~3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중동 월드공인 전돈희 대표는 "지하철 개통을 전후해 시세보다 싸게 나왔던 매물들이 쑥 들어갔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춘의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인 춘의동 우남푸르미아(전용 84㎡)는 일주일새 호가가 1000만원 올라 3억5000만원 선이다. 춘의동 우민늘사랑(전용 81㎡) 역시 지난 7월 3억6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3억5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춘의동 오렌지공인 구후숙 대표는 "저평가된 역세권 아파트를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받으면서 매입하려는 수요가 많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보니 실제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7호선 연장선 개통에 따른 훈풍은 신규 분양단지에도 불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부천시 약대동에서 분양 중인 '부천아이파크'(전용 59∼182㎡ 1613가구)의 경우 요즘 계약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7호선 부천시청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올 연말까지 미분양 물량을 계약할 경우 향후 양도세도 면제받을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역세권 단지는 불황에 저항력이 강하고 호황 때에는 가격 상승 여력까지 높다는 매력이 있다"면서도 "단기간에 가격이 오른 곳은 거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매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