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박 후보는 '보수본색'을, 문·안 후보는 '야성(野性)'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대선후보 선출 이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전태일재단 방문 시도, 유신·부마항쟁 사과, 4·19묘역 방문 등 국민대통합행보에 집중했던 박 후보는 최근 '우향우'로 돌아섰다.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논란을 보수층 결집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한 강경발언, 선진통일당과의 통합도 같은 맥락이다.
문 후보는 28일 호남 구애에 팔을 걷고 나섰다.
문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텃밭인 호남에서 안 후보에게 10%가량 뒤처지고 있는 상태다.
호남 민심은 참여정부와 친노(노무현)진영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 영남 출신인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호남 홀대론'에 시달렸다. 호남인들은 그 핵심에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날 광주 광산동에서 가진 '새정치 광주 선언'에서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 운동에 젊음을 바친 저에게 광주는 아주 특별한 곳"이라며 "호남의 역사적 헌신과 희생이 빛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새 정치의 뿌리, 자부심의 이름이 되도록 민주통합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꿔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겠다"면서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라는 호남의 준엄한 명령을 문재인이 지고 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정치적 논란이 될 만한 이슈에 대한 발언이나 현장 방문을 피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안 후보는 '좌향좌' 행보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을 염두에 두고 야권 후보로서의 선명성 확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후보는 주로 강연 위주의 일정으로 '샌님 정치'라는 비난을 의식한 듯 최근 노동계 인사들을 잇달아 접촉하면서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 25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현대차의 불법파견 인정과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철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가 하면, 전날에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단식투쟁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찾아 쌍용차 문제의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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