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민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후이저우 법인은 지난 9월 말까지 누적 수출액 7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139.4% 급증한 수준이다.
중국 광둥성에 소재한 후이저우 법인은 삼성전자가 중국에 처음 진출한 해인 1992년 12월 설립됐다. 주력 품목은 핸드폰과 CD·DVD·MP3 등 디지털영상음반 제품이다. 후이저우 법인의 핸드폰 판매량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해외 법인 중 베트남 공장에 이어 세계 두번째 규모다.
수출 확대에 주력하던 후이저우 법인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내수 육성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내수시장 매출 확대에 나서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 후이저우 법인의 중국 내수시장 판매액은 130억 위안(21억 달러 상당)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9% 급증했다. 전체 매출액 중 내수시장 매출 비중도 32.8%로 확대됐다.
현지 지방정부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후이저우 법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선진 외자기업 지원제도를 새로 도입해 무역·세관·검역·세무 등 23개 분야에 대한 지원 기구 및 인력을 마련했다. 또 공업용 전력 공급과 노동력 확충, 협력사 정착, 증자 절차 간소화 등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이저우 법인이 아동 근로자 고용 등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을 잠재우고 삼성전자 내 최우수 해외법인으로 등극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인권단체인 ‘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는 지난 8월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의 HEG전자가 최소 7명의 미성년자를 불법적으로 고용해 위험한 노동을 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HEG전자는 삼성전자 후이저우 법인의 임가공 협력사로,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즉각 본사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조사를 벌인 뒤 “미성년자 채용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협력사들이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않고, 건강검진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등 일부 문제점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어 중국 내 전체 협력사를 대상으로 근무환경 조사를 실시한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후이저우 법인은 생산제품 업그레이드와 생산방식 개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실적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며 “최근 불거진 논란이 잦아들면 가장 우수한 해외법인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