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분명한 허구성을 지닌 것에 반해 삶은 일상의 실제성에서 비롯됐다. ‘허구와 실제’ 가 같다는 정의는 자연과학자들에게는 난감하기 짝이 없는 이론이겠으나 연극이 인간의 삶에 대한 모방에서 비롯되어 인류가 멸망하면 연극도 사라지리라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증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이론일 수 있다. 후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허구적 드라마는 실제 가운데 존재한다.’는 결론이 난다. 그리하여 연극과 인생이 이분화 된 것이 아닌 한 몸으로 운명공동체이다 는 주장도 가능케 되고 우리 스스로가 그 주장을 뒤받쳐 주는 산 증인들인 셈이 된다.
일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신이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인간 교육 커리큘럼들로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는 듯하다. 마치 자신만이 맞출 수 있는 종잇조각 퍼즐을 매초마다 한 조각씩 던져주면서 “시간이 가면 어디다 맞춰야할 지 알 수 있을 거야 ”하면서 뒷짐 지고 바라보는 형상이다. ‘생생 라이브 교육 커리큘럼’이다.
‘과정의 연속성’안에서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이야기로 이루어지는 일상의 드라마들을 ‘희. 노. 애. 락’이라는 감정을 열쇠삼아 인지발달의 문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인지발달에서 전체로의 광범위한 인지발달 교육과정을 이룰 때 우리는 그것을 ‘사회속 의식의 패러다임’이라는 말로 묶는다.
일상속 셀프-드라마들은 인간을 동적으로 만들고 생각하게 만들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활용하도록 만들어 준다. 일상이 사회, 문화의 현상학적 범위까지 치고 들어가 전인적 인간 발달교육과정으로 까지 이루어 낸다고 보는 것이다. 놀이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루덴스, 문화에서 인간의 유희가 온 것이 아니라 유희에서 문화가 온 것이라는 이 이론은 연극적 행위 중 놀이, 즉흥극, 역할극 등이 인성 교육적 방법으로 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타당성에 힘을 더해준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을 써야 놀이적 성격을 띠는 일상의 셀프-드라마를 인지발달 교육의 수단으로써 제 가치를 하도록 이끌 수 있을까?
배우를 연기훈련의 방법 중에 ‘as if 즉, 만약에 나라면‘라는 것이 있다. 등장인물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바꾸기 위해서 ’만약에 내가‘라는 가정을 줌으로써 대입하고 상상하는 일종의 어린아이들의 ’상상력 놀이‘이다. 나를 타인에게 타인을 나에게 대입해보는 과정 속에 가가자의 잠재의식을 일깨우고 본능과 만나게 되며 서로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또한 가능한 드라마틱한 행동들을 많이 만들고 즐겨라. 그래야 삶이 다양해지고 상상력과 경험을 풍부하게 하여 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관념 속에 묶어두지 말고, 타인도 저지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안 돼!”, “하지 마!”, “위험해!” 라는 말들을 반복한다면 끝내 시시하고 재미없는 셀프-드라마만 만들다가 막을 내릴 수 있다.
배우가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고, 상대와의 대사를 정리해 보듯이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그날 만날 사람들과의 대화들을 정리해보자. 세상의 무대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숨 한번 크게 쉬고 문밖으로 나서는 순간, 드라마가 시작된다.
나와 너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의 무대에서 각자가 만드는 셀프- 드라마의 행동들이 모아져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인간성(人間性)의 교육이 이루어지며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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