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봉 감정원장 “부동산 조사·통계·평가 기관으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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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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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내 한국부동산원으로 사명 변경, 내년 대구 이주<br/>“국가·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 만들 것”

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사진)은 올해를 '제2의 창업'의 해로 삼고 감정원의 공적역할 강화에 나섰다. [이형석 기자 @]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한국감정원은 감정평가시장 및 공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기능 개편이 있었고, 내년 9월에는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합니다. 연내에는 ‘한국부동산원’으로 사명을 바꿔 재도약에 나섭니다.”

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은 평소 직원들과 주변에 “가족 빼고는 다 바꾸라”고 주문한다. 그만큼 변화를 추구하면서 그 속에서 혁신을 찾아보자는 말이다.

그의 경영 철학은 최근 감정원의 변모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감정원은 최근 주된 업무였던 민간 영역의 감정평가 업무를 최대한 줄이고 부동산 조사·통계·평가기관으로서의 재탄생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올해를 '제2의 창업'의 해로 삼고 공적 기능 확대에 매진하고 있는 권 원장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감정원 본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만났다.

◆감정평가시장·공기업 선진화에 역점

권 원장은 지난 1월 가진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올해 큰 전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10개월이 지난 현재 그의 말투와 행동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감정원의 변화는 크게 하드웨어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 두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하드웨어 부분은 감정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른 수행 업무 변화다.

“현재 부실·과다·과소평가 등으로 감정평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가격조사 부문도 생산기관이 다르고 데이터베이스(DB)가 분산돼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요.”

권 원장은 현재 감정평가시장에 대해 감정평가와 부동산 가격조사 부문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해양부는 감정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추진 중이고 감정원이 새로운 공적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감정원이 맡은 공적 업무는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 ▲표준지 공시지가·표준단독주택의 가격공시 총괄 ▲지가변동률 조사 ▲상업용빌딩 임대사례 조사 ▲감정평가 정보체계 구축·관리 등이다.

지가변동률의 경우 올해부터 감정원이 맡아 조사·작성 중이다. 내년부터는 KB국민은행이 담당하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수행하게 된다. 또 국토부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사례 조사를 통해 오피스·매장용 빌딩 투자수익률과 임대료, 공실률 등을 분기별로 작성 중이다.

권 원장은 “정확하고 다양한 부동산 통계가 생산되도록 부동산 조사·통계 연구인력 및 인프라를 강화해 통계개선과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은 조직 및 인력 운영, 기업문화 등 내부 업무 과정이다.

권 원장은 “핵심사업이 감정평가에서 조사·통계로 바뀌는 만큼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은 지역본부를 강화하고 상시 조사가 가능한 지역별 담당 체계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감정원은 이미 인적자원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단계로 핵심 업무 변화에 따른 적정 인력 배치를 완료했다. 현재 2단계로 본점 이전에 대비한 인력 재배치를 준비 중이다.

특히 감정원은 공적기능 강화에 따라 경매·공매·담보평가 등 약 330억원 규모의 사적 감정평가를 민간에 이양했다. 정원은 850명에서 748명으로 12% 줄였다. 올해 예산(1047억원)을 2008년 대비 12% 감축하는 등 비용 감축에도 나서고 있다.

권진봉 한국감정원장. [이형석 기자 @]
◆“부동산시장 질서 바로잡을 것”

감정원은 기능·조직 개편과 함께 외형적으로도 재도약을 위한 변화를 추진 중이다.

권 원장은 “기관의 정체성이 변화되는 올해를 제2의 창업의 해로 삼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역할·기능·조직 근거 등 공공성과 업무영역의 전달 요소를 고려해 사명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원은 2010년 하반기부터 사명 변경을 추진해 최종안으로 ‘한국부동산원’을 선정했다. 현재 주주총회와 국토부의 인가 등 제도적 절차만이 남아 있어 연내 사명 변경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역 균형 발전 계획에 따라 내년 9월에는 대구 혁신도시에 본사가 이전한다. 현재 신사옥은 지상 8층까지 건설된 상태다.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권 원장 마음 속에서 걸리는 것도 있다. 바로 감정원의 역할 확대에 따른 업계 내·외부 우려와 감정원 직원들의 불안감이다.

그는 “현재 감정원이 맡고 있는 감정평가 업무는 고부가가치 사업이고 40년 이상 진행해 노하우도 쌓여있다”며 “반면 부동산 조사는 손도 많이 가고 수익도 크지는 않아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감정원의 혁신의 결과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는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있다.

감정원은 지난해 9월 통계청과 국가생산성대상에서 연달아 대통령 표창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감정원의 대통령 표창은 이때가 처음이다. 최근 발표한 ‘2011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는 기관 및 기관장부문 모두 A를 받았다.

그는 또 “감정평가협회서 맡던 공적업무가 감정원으로 이관돼 업계가 수입원 감소와 권한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감정평가 업무를 민간에 넘기고 회원관리 등 사적업무는 협회가 계속 맡아 큰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익 다변화에 대한 방안도 적극 모색 중이다. 우선 국토부가 추진 중인 비주거건물에 대한 가격공시제도 도입에 대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현재 가격공시제도는 토지와 건물에만 적용돼 공시가격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있어왔다.

최근에는 국토부로부터 친환경 건축물 인증 기관으로 승인받아 친환경 건축물 관련 인증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리츠(부동산간접투자)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도 진출할 복안을 갖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의 관심이 높은 해외 진출의 경우 국내 대표 부동산 조사·평가·통계 전문 기관으로서 관련분야의 협력과 국제 교류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26일에는 서울에서 ‘제3회 한·중·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각국 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부동산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몽고 등 해외 정부 및 부동산 관계기관에 대한 국제회의와 위탁교육도 실시 중이다.

권 원장은 “300여개의 공공기관 중 선진화 과정에서 오히려 공적 역할이 확대된 것은 감정원이 거의 유일하다”며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국민 경제활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필
▲1953년 경북 문경 출생 ▲휘문고 ▲서울대 ▲한양대 환경대학원 ▲국토해양부 과장 ▲국토해양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해양부 홍보관리관(대변인) ▲국토해양부 도로기획관 ▲국토해양부 수자원기획관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 ▲현 한국감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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