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생물이듯 지금의 '3자구도'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 야권 단일화 등을 통해서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 남북관계, 네거티브 공세 강화 등 대내외 변수를 통해서도 분명 표심은 뒤바뀔 것이라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3자구도'
전문가들은 돌발변수가 없는 한 지금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그 뒤를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맹추격하는 판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여야의 1대 1 대결이 펼쳐지면 박 후보가 열세에 놓일 수도 있다"며 "불안한 1, 2, 3위를 세 후보가 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 조사를 종합해보면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 안 후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세 후보간 네거티브 공세가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 후보단일화 가능성 있나
'3자 대결'을 바꿀 수 있는 게 야권 후보 단일화다. 단일화의 성공 여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신 교수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확 떨어지지 않고, 안 후보가 확 올라가지 않는 비등한 상황이 유지되기 때문에 단일화가 기본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야권의 김영삼-김대중 당시 대선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36%가량을 득표한 여당의 노태우 후보가 승리했다. 이 때문에 단일화 실패는 야권의 필배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신 교수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다. 당시 야권은 두 후보가 영남과 호남을 확실히 지배하고 있어 지지층이 확실히 구분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선 야권 후보의 지지율에는 진보층과 중도층이 모여 있어 '단일화' 없이도 실제 투표에선 유력한 한 명의 야권주자에게 표 쏠림 현상이 있을 것이라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실제투표에서 야권 후보 둘 다 나와도 3위는 10% 정도밖에 득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는 박 후보 대 강한 야권 후보의 구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교수는 "단일화 없이 3자구도에선 무조건 박 후보가 이긴다고 보면 된다"며 "단일화만큼 큰 변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나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간다면 중도층은 박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고, 소위 '정권교체'층은 기권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단일화는 후보등록 전인 25일까지 하게 될 것"이라며 "안 되면 후보 사퇴하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야권 단일화가 대선 승리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단일화 과정이 국민의 충분한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대선에서 민주진보진영 또는 야권 단일 후보가 패배할 수도 있는 흐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럽 경제위기 최대 변수되나
단일화 이외에 이번 대선의 돌발변수는 없을까.
정 교수는 "우리 경제가 불안하고 가계·기업·국가 부채 문제로 불안한 상황"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 변수만큼은 아니겠지만 위기가 커질수록 야권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이회창-김대중 대결시 경제위기 책임론은 대선전의 최대 쟁점이었고,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그는 또 "북한의 도발 등 남북관계 변수는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통상 대선은 정권심판 등의 회고적 성격과 전망적 성격이 혼재돼 있다"며 "박 후보는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인해 네거티브 공세에 노출돼 있다. 야권 후보도 과거의 행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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