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열사를 쪼개고 합치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장기 불황이 오히려 그룹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형 유통업체들은 계열사를 분할 또는 합병하는 등 그룹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여러 법인으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를 한 곳으로 모으고, 다른 계열사로 사업권을 넘기는 등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으로 매출에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오히려 지금이 군살을 빼기에 좋은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의 경우 그동안 백화점 사업을 3개 법인으로 나눠 운영했다. 때문에 운영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그룹은 2~3년 전부터 이 같은 합병을 검토해왔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2년과 2010년에 각각 미도파백화점, GS스퀘어를 인수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삼강과 롯데햄을 합병시켰고, 롯데삼강은 올해 롯데후레쉬델리카, 지난해에는 웰가를 흡수합병했다.
현대백화점도 운영 효율성을 감안해 계열사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신촌점을 운영하던 현대쇼핑의 백화점사업 부문을 분할·합병했다. 작년에는 울산점을 운영하던 현대DSF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때문에 업계는 한무쇼핑과의 합병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무쇼핑은 현재 무역센터점·목동점·킨텍스점 등을 운영 중이다. 한무쇼핑 지분은 현대백화점(46.34%)을 포함,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자 4인이 65.40%를 보유 중이다. 한국무역협회가 33.41%로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그룹 주력 사업별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세계와 이마트를 분할했다. 이마트는 올해 초 슈퍼사업 부문을 에브리데이리테일에 넘겨줬다. 슈퍼마켓(SSM)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킴스클럽 인수가 승인된 직후 신설법인 에브리데이리테일을 출범시키고 이마트 출신 인력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여러 계열사가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오히려 장기 불황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계열사 구조조정을 단행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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