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클럽, 가맹본부 인테리어 1000만원 '횡포'…가맹점주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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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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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각지대에 빠진 중소 프랜차이즈 업계<br/>"50만원짜리 인테리어를 1000만원?"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남성전용 미용실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A씨는 가맹본부 측의 인테리어 리뉴얼 압박에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처지다. 경기가 어려워 가맹점 매출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한 달 가져가는 수입도 고작 200만원 남짓. 하지만 가맹본부 측은 내년 봄단장을 위해 10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A씨는 “내년 돌아오는 재계약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인테리어 비용은 ‘울며 겨자 먹기’”라며 “비용을 내지 않으면 재계약도 못한다. 해당 가맹점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남성 미용실 프랜차이즈 ‘블루클럽’ 얘기다. 이들 중소 가맹본부들의 횡포 주범은 매장 인테리어 교체다. 매장 인테리어 교체는 소비자들의 편익과 쾌적한 환경 개선차원에서 불필요한 부분은 물론 아니다. 문제는 턱없이 높은 수준의 매장 인테리어 교체 비용을 제시하는데 있다.

가맹점주 A씨는 “가맹본부가 매장 인테리어 교체비용으로 1000만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내가 직접 업자를 불러 시공해도 50만원 돈이 나오질 않는다”며 “기껏 책상과 간판, 도색 등이 전부인 인테리어비가 이해되질 않아 내년에 간판(업종 전환)을 내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제과·제빵 업종과 7월 치킨·피자 업종의 프랜차이즈 모범거래기준을 내놓는 등 가맹본부와 점주 간 동반성장의 교통질서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 프랜차이즈 업계는 사각지대다.

공정위는 최근 가맹점 부담을 증가시키는 주범인 매장 인테리어 교체 주기를 5년, 7년으로 정하는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종을 대상으로 모범거래기준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선 굵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터주대감 ‘횡포’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중소 가맹본부의 횡포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현재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 등 프랜차이즈 확장은 포화상태를 넘은 상황이다. 게다가 중소 프랜차이즈들의 등장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골목상권의 대다수 요식업과 서비스업종들은 중소 프랜차이즈 간판인 경우가 허다하다.

대·중·소 프랜차이즈 천국으로 변화된 골목상권은 굵직한 유명 프랜차이즈들의 횡포나 중소 프랜차이즈라고 다를 게 없다고 가맹점주들은 하소연한다. ‘망둥이(대기업형)가 뛴 뒤 꼴뚜기(중소형)도 뛰는 격’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동반성장 협약 도입을 내년 추진 사업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실질적인 상생 코드를 가시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추후 확정될 평가 항목에는 주범으로 지적돼 온 △매장 리뉴얼 비용 분담 △판촉비용 전가 △가맹점 간 영업거리 확보 등이 거론될 전망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3일 국점감사에서 "영세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도 모범거래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제빵분야부터 시작, 오는 4분기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분야에도 동반성장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내달 프랜차이즈 업계를 강도높게 감시할 수 있는 조직 개편(유통거래과·가맹거래과 분리)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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