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올 겨울 유례없는 전력난…원전 정지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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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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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경부 "원전 확대 변함없다…신뢰회복이 관건"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경북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놓고 반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31일 새벽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올 겨울은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된다"며 "이런저런 대책을 쥐어짜고 있는데 원전이 자주 멈춰 서니 걱정도 되고 힘도 빠진다"고 운을 뗐다.

국내 원전·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최근 잇따르는 원전 고장 정지 사고와 겨울철 전력수급에 대한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홍 장관은 "며칠 전 울진 2호기가 정지했다가 막 가동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월성 1호기가 멈춰 섰다"고 아쉬워 하면서 "등급은 모두 정도가 제일 낮은 0등급이지만 올해 정지 건수는 총 9건"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우리 원전의 안전성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우수한 편이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원전 정지는 최소화해야 하지만 100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원전이니 정지 사태를 피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문제는 국민 여러분에 신뢰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원전의 정지 사례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일본과 미국, 우리가 매우 우수하고 프랑스는 우리보다 10배 가까운 정지 빈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홍 장관은 큰 일이 터질때면 종종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회적으로 입장을 술회하곤 했다. 원전확대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선택이며 다만, 안전성과 국민의 신뢰는 지속적으로 얻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라는 것이 홍 장관의 메시지로 보인다.

앞서 홍 장관은 "환경과 에너지 등을 고려할 때 원전이 가장 현실적이고 대안"이라며 "기술자립과 전문 인력양성을 통해 원전산업을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장관의 복잡한 개인적인 심정을 드러낸 것이지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부가 큰 틀안에서 원전을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원전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대안 부재론'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자력 업계 관계자는 "수명이 다한 원전을 폐기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상을 잘 모르는 것"이라며 "원자력은 현존하는 에너지원 중 원가가 가장 낮으며 신재생에너지는 원가가 높다. 원전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비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많아지면 전기요금을 누가 감당하겠는가"라며 반문했다.

그 어느때 보다 한파가 예상되는 이번 겨울철 전력수급의 우려가 코 앞에 닥친 상황이다. 이번 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8018만㎾로 예상되지만, 공급능력은 8213만㎾에 불과해 예비전력이 100~200만㎾까지 하락할 수 있다. 웬만한 원전 2기가 멈추거나 없어지면 '블랙아웃'과 같은 정전대란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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