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의 한국 이야기

아주경제 정호남 기자= “안녕하세요, 인터뷰하러 왔어요.”
지난 2일 본지 편집국을 찾은 다니엘 튜더 (30)씨의 유창한 한국어 인사에 깜짝 놀랐다. 현재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으로 2년째 일하고 있는 튜더씨는 파란 눈에 훤칠한 키의 전형적인 영국 신사다. 그런 그가 지난주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감성을 담은 책 한 권을 내놓았다. ‘한국: 불가능한 나라(Korea: The Impossible Country)’ 미국 터틀출판사에서 영어로 출간했다.

튜더씨는“영국을 포함한 영어권 나라에 중국과 일본, 심지어는 북한을 다룬 서적은 많은 반면 한국에 대한 책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국을 영어권 나라에 더 많이 알리고 싶었던 것이 글을 쓴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튜더씨는 이 책이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가이드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책 속에는 여행필수 코스나 맛집 소개 같은 여느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보다는 한국의 역사를 비롯해 정치, 외교,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상세하게 다뤘다.

튜더씨는 한국전쟁 이후 고속 경제성장을 이룬 반면 성공이 아니면 실패라는 사회 전체가 느끼는 압박감이 한국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명문 대학 진입에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한국의 교육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이 누구라도 자신의 고유함과 정체성을 간직하고 이를 개발한다면 “성공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튜더씨가 이 책을 발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발품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튜더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한국 락 음악의 전설 신중현, 한국 최초의 여성우주인 이소연, 세계적인 영화배우 최민식 등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유명 인사들을 만나면서 나눈 경험담을 책에 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튜더씨는 한국인 친구 어머니를 며칠씩이나 졸라 신통하다고 소문난 무속인을 찾아가는가 하면 심지어 룸살롱 종사자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등 외국인에게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한국의 깊숙한 문화까지 과감하게 책 속에 담았다.

지난 2002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튜더씨는 올해로 5년 넘게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당시 친구들과 한일월드컵을 직접 관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튜더씨는 한국이 보여준 응원 문화(축구 종가 영국에서도 볼 수 없는)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날의 감동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때의 좋은 추억들이 지금까지 한국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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