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 30% 오른다"..라면·과자 업계 '멘붕' 이러다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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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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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재인상 불가피..4~7개월 시차 두고 반영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내년 우리나라가 국제 곡물가 상승의 영향권 아래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국내서 거래되는 곡물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관련식품업체들의 가격 재인상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5일 내년 상반기 국내 밀가루 값은 올해 대비 30.5%, 전분은 14.0%, 식물성유지는 9.8%, 사료는 9.0% 각각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치는 올 3분기 국제 곡물 평균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해낸 것이다. 국제 곡물가격은 국내에 약 4~7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3분기 밀, 옥수수, 대두의 평균가격은 각각 톤당 319달러, 302달러, 590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과 비교했을 때 밀은 41.3%, 옥수수는 23.5%, 콩은 36.7% 상승한 수치다.

더욱이 현재의 전망치는 원자재 가격 상승만을 고려한 물가상승률로 국내 수급상황, 정책변화 등에 따라 인상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연구소 측은 내다봤다.

성명환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이상기온으로 주요산지에서의 곡물 생산량 변동 폭이 커지면서 정확한 전망치를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확실한 것은 기후사정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내년 국제 곡물가 역시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사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던 식품업계 또한 다시 한번 가격을 인상할 공산이 커졌다.

식품생산업체들의 경우 싼값에 비축해 놓은 원재료를 점차 소진하면서 시간이 흐르수록 가격상승에 대한 압박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품업체들은 가격 변수를 고려해 약 4개월 분의 원재료를 사전에 비축해 둔다.

비록 식품업계가 정부 눈치를 살펴 큰 폭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에 못 이겨 결국 조금이라도 제품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성명환 박사는 “특히 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라면이나 제과제품 등의 가격 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성 박사에 따르면 콩과 옥수수의 경우 주요 산지의 재배면적 증가 및 소비량 감소에 따라 상반기 이후 가격이 안정될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밀은 내년에도 생산량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것. 예컨데 우리와 기후가 반대인 호주의 경우 봄밀의 수확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오랜 가뭄 탓에 생산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전세계 밀 생산량의 11%를 차지하는 주요 산지다.

한편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국내 식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회사 내부적으로 가격 재인상에 대한 논의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내년도 원재료 구입 가격이 전망치와 같이 상승할 경우 식품업계 또한 가격 재인상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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