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정권 교체기 변수…금융시장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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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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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미국 대선 투표·8일 중국 권력교체<br/>8일 유럽중앙은행·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번 주 미국 대선과 중국 지도자 교체와 함께 주요 중앙은행 통화회의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G2인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변수는 주식·채권·환율 등 전반적인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의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 및 통화완화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6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진행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면 채권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의 임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9월 이후 3차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다. 2014년 만료되는 버냉키 임기가 연장되면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가 재선되면 국채·달러 매입과 주식 등 위험성향 투자의 매도세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롬니 후보는 선거 공약으로 감세를 내세운데다 친기업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롬니 후보는 양적완화로 인해 시중에 과도하게 유동성이 배포되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에 당선되면 버냉키 의장을 교체할 것이 확실하다. 증시도 정권교체기에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오바마가 재선되면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인상 때문에 주식시장과 자영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달러가치는 오르고 금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JP모건은 롬니가 당선되면 에너지 개발에 대한 규제가 풀리기 때문에 에너지·헬스케어 부문에 투자를 하고 오바마가 당선되면 태양열·방위업체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올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 7.2% 올랐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2.5%나 상승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재정절벽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재정절벽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절벽이란 내년부터 예산 자동삭감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각종 감세 및 경기부양책이 종료하면서 재정지출이 대규모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정절벽은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민주당 상원과 공화당 하원 간 의견 충돌로 인해 교착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중 특정 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면 재정긴축 안에 대한 합의가 빠르게 마무리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합의를 얻어내기 어렵다.

WSJ는 투자자들이 오바마가 재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공화당 하원의원이 의회 대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6500억 달러(약 716조원)의 재정지출이 줄어든다. 이러한 사태가 현실화되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산 적자가 심각한데다 연준이 경기부양책을 쓰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애널리스트는 "6500억 달러 상당의 세금인상과 재정 감축이 내년 1월에 터진다면 미국의 경기 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8일에는 중국의 권력지도가 바뀐다. 제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직에 시진핑 부주석이 오르게 된다. 지난 10년간 중국 공산당을 이끌었던 후진타오 주석은 물러나고 시진핑 집권체제로 바뀐다. 중국의 차기 지도부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문학 전공 출신의 최하위직부터 순차적으로 승진한 인물로 구성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유럽에서도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동시에 열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ECB와 BOE가 유럽과 영국의 경제상황을 판단하고 기준금리 및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ECB가 0.7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번 ECB 회의에서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에 대한 의견도 교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이번 회의에서 이달 말로 만료되는 양적완화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9명의 BOE 통화위원들은 만장일치로 0.5%의 기준금리와 3750억 파운드의 자산매입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FT는 이달 영국의 무역수지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연이어 발표되기 때문에 이를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오는 14일에는 독일의 9월 공업생산지수 및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수 등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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