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중은행 부행장이 전한 말이다. 은행권에 싸늘한 바람이 불고 있다. 연초만 해도 은행들은 고금리장사를 했다며 도마에 올랐었지만, 최근 4대 금융그룹이 내놓은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줄었다. 특히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은 30% 줄었고, 기업은행도 40%나 급감했다.
내년에는 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순이자마진의 지속적 하락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도 제한돼 은행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은행권이 슬림경영이란 목표 아래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감원이다. 실제 한국씨티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근속기간 만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씨티은행은 이미 경영환경 악화로 올해 대졸사원은 뽑지도 않은 상태다.
이렇다보니 내년 은행 채용도 올해보다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은행을 포함, 기업들이 앞다퉈 내놨던 고졸 채용 소식마저 줄어들지 않겠냐는 비관적인 시각도 나온다.
최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임금단체협상에서도 노사가 고용창출과 총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지만,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부분도 고용 감소 우려의 한 단면이다. 애초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시간외 수당이나 연가 보상의 축소를 통해 그만큼 고용을 더 해 보자고 제안했지만, 노측 대표들의 양해를 받지 못한 채 끝난 것이다.
대학생들의 동계 방학을 맞아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인턴 채용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고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고용을 늘리는 은행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또 세제 혜택 등 정부의 당근책도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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