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잡아라...5000억원대 향수 전쟁 시작됐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롤리타렘피카>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향수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드·딥띠크·펜할리곤스 등 향수 전문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향수를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화장품 업체들도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에 토종 화장품 업체들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13일 신규 향수 브랜드 '스티븐 스테파니'와 '코드 온'을 론칭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프랑스 향수전문 기업 코티와 합작법인을 설립 할 때부터 LG생활건강의 향수 사업 강화는 예견됐다.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이 본격 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1위인 아모레퍼시픽과의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출시된 LG생건 제품의 가격대는 각각 5만3000원(100㎖)·3만6000(30m㎖)원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에스쁘아와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은 1997년 향수전문 브랜드 롤리타렘피카, 1999년 에스쁘아를 론칭하고 국내 향수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에는 프리미엄 향수 아닉구딸을 인수해 국내 향수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향수 사업은 개인의 정체성이 반영된 까다로운 시장"이라며 "선도기업의 사명감으로 오래전부터 향수를 연구, 신규 시장을 창출하고자 노력했기에 토종기업의 향수 진출 붐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 역시 "1년 동안 론칭한 수입 향수 브랜드만 10개 이상"이라며 "국내 향수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고 로컬브랜드가 본격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기술력으로 유럽의 제품을 따라 잡을 수 있었지만 그동안 마땅한 한국 기업이 없었다"며 "오랜 연구를 거친 끝에 이번에 LG생활건강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여성들이 선호하는 향에 몇가지 패턴이 있음을 밝혀냈고, 이를 대량 생산할 경우, 고가 제품을 사지 않아도 유럽의 명품 향수를 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유통 채널도 백화점이 아닌 자사 멀티 브랜드숍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측은 "고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브랜드가 많아진다고 향수 시장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프랑스의 경우 향수 사업 성공 척도는 1년에 1% 이상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이 등장했지만 이로 인해 국내 향수 시장이 당장 재편되거나 지각변동이 오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현재 국내 향수 시장은 5000억원 수준으로 화장품 시장의 5% 수준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향수 비중이 20%인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여전히 작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립스틱을 사던 소비자들이 향수로 옮겨가고 있다"며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층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향수 전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LG생활건강 코드온>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