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 전직 관료, 교수 등을 대상으로 열린 ‘세종포럼’에서 김 총재는 ‘글로벌 경제여건 변화와 우리 경제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그는 이 강연에서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약화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한 성장세에 머물겠으나 하반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의 완화와 더불어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최근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전년동기대비 1.6%)에 그쳤으나 민간소비의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재고가 감소한 점 등은 향후 경기흐름의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이 같이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가계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소비 증가폭이 확대되겠으나 주택시장 부진,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경기 회복세 등으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역시 점차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주요국들의 정책 대응에 따라 상품수출 또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가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GDP갭 확대,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상승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봤으며,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외 경제여건에 대해서 김 총재는 “유로지역 재정위기 장기화의 영향이 신흥국으로 확산되면서 성장세가 약화됐다”면서 미국과 중국 성장세가 내년에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국내 경제의 당면과제로 그는 “유로지역 재정위기 장기화,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위기 상황에 대비한 정책과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중장기 과제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통화정책의 탄력적 운용, 재정 역할 확대 등과 더불어 그는 “성장잠재력 제고, 고용친화적 성장기반 구축 등을 통한 성장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취약계층의 소득기반 확충 등을 통해 양적·질적 측면에서 가계부채의 구조적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금융시스템 잠재리스크 해소 및 자본유출입 완충장치 마련 등을 통해 거시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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