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0대 유부녀의 위험한 이메일

  • CIA 국장 사임이어 나토사령관 내정자·FBI 요원까지 곤궁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미국의 30대 주부 한 명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사임시킨 데 이어, 그의 후임자인 사성장군 존 앨런(59) 아프간 주둔 미군·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관 자리까지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을 지난 5월 처음 신고받았던 연방수사국(FBI)의 한 요원이 이 여성에게 상반신을 탈의한 사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이 요원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플로리다주 탬파에 거주하는 유부녀 질 켈리(37)는 수개월 전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내연녀였던 폴라 브로드웰(40)로부터 협박성 이메일을 여러 차례 받고 연방수사국(FBI)에 이를 신고했다. 익명으로 온 이메일은 퍼트레이어스와 가깝게 지내지 말라는 등 시기와 질투심이 섞여 있는 내용이었다고 당국은 밝히고 있다.

켈리는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탬파 소재 맥딜 공군기지의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2008년 10월 부임)이 된 이후 퍼트레이어스 가족과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퍼트레이어스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부대와 지역사회의 다리 역할을 도맡아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사령관 자택을 들어갈 수 있는 친구 사이가 된 인물이다.

2010년 6월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 가게 되고, 문제의 내연녀 폴라 브로드웰은 사령관의 일대기를 쓰기 위해 퍼트레이어스를 개인적으로 접촉하게 된다. 두 사람은 퍼트레이어스가 CIA 국장으로 부임한 2011년 9월 이후 연인사이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올 여름 7월쯤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퍼트레이어스는 브로드웰이 켈리에게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것을 알고 이를 말리기도 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켈리는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브로드웰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폭로하기 위해 FBI에 신고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결국 외도를 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브로드웰의 관계는 켈리가 FBI에 신고를 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앨런 사령관과 켈리가 약 2만~3만 페이지에 달하는 이메일을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앨런 사령관은 “전혀 문제될 내용이 없는 것들”이라는 입장이다. 켈리는 퍼트레이어스와 앨런과의 친분을 이용해 자신의 쌍동이 여동생이 곤궁에 처했을 때 법원에 선처를 부탁하는 편지도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의 FBI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 등을 통해 “앨런 장군이 켈리와 주고 받은 이메일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임을 보여주는 적나라한 표현은 없다”며 “서로 ‘내 사랑(sweatheart)’이나 ‘존경하는(dear)’등의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FBI는 앨런의 이메일 등 서류를 국방부에 넘겼고, 만일 앨런이 켈리와 외도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 군법에 의거 처벌받게 된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 최고사령관으로 지명된 앨런 장군에 대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전보를 보류 중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재이 카니 대변인을 통해 앨런 장군에 대한 신임을 표현했다. “여전히 앨런 장군에 대해 신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국방부가 앨런 장군과 켈리가 주고 받은 이메일을 조사했지만 대부분 일상적이었다는 일차 평가가 나왔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분은 ‘서로 상당히 유혹하는’ 표현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국방부의 2차 심층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켈리에게 자신의 상반신 탈의 사진을 보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FBI 요원도 해직될 가능성이 높다. 이 요원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되자, 이 사건 개요을 공화당의 데이브 라이커트 하원의원에게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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