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서민총리 이미지를 내세웠던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4조원대의 재산이 은닉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었다. 스스로 공산당 중앙에 재산조사를 요청하고 기사를 게재한 매체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이날 발표된 중앙위원 명단 205명에 그동안 원자바오 계열로 꼽히던 마원(馬馼) 감찰부장,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등이 탈락했다. 이들은 모두 전도가 유망하던 관리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었다. 이들 세명은 후보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애초부터 중앙위원 후보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보인다.
마원 감찰부장은 대표적인 원자바오 계열의 인물로, 원 총리의 부인인 장페이린(张培林)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공직감찰을 맡아오며 류즈쥔(劉志軍) 철도부장을 낙마시킨 공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 당대회 중앙위원 선거에서 탈락했다.
또한 천더밍 상무부장 역시 부총리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인물이었지만 중앙위원에 들지 못했다. 중국 정부의 세수를 총괄하고 예산을 기획하던 셰쉬런 재정부장 역시 원총리와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원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차기 발전개혁위원회 주임 후보로 유력시됐던 주즈신(朱之鑫) 발개위 부주임도 중앙위원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은 중앙위원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퇴직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 총리와 가까운 마카이(馬凱) 국무원 비서장, 쉬사오스(徐紹史) 국토자원부장,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서기는 중앙위원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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