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10년간 1조6000억 달러 재정절벽 협상 준비

  • 재선 성공 이후 첫 기자회견...수전 라이스 유엔 미대사 옹호 등 2기 행정부 국정운영 방향 제시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재선 이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2기 국정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다 자신있는 목소리로 “이번 선거를 통해 내가 지난 4년간 해온 국정운영이 옳았음이 증명됐다”며 “앞으로 4년간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사태와 재정절벽 문제 등 대부분의 주요 이슈를 언급했다. 특히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관련된 대목에서는 “차라리 나를 공격하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이스 대사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대신할 후임자 1순위로 꼽히고 있으나, 지난 10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일어난 영사관 습격사건과 그에 따른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피살 사건 때문에 공화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이스 대사는 훌륭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 등은 근거 없는 공격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의회가 너무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며 공화당을 공격했고, 더 나아가 “재선은 유권자들이 부시 대통령 시절 연간소득 25만달러 이상 부유층들에게 주어졌던 세금 감면 혜택을 끝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즉 부유층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되 중산층은 보호하면서 재정적자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관련 16일(현지시간) 존 베이너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 등과 백악관 회동을 갖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10년간 상위 2% 부자들에게 1조6000억달러의 세금을 더 거두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베이너 하원 의장 등은 8000억~9000억 달러의 증세안으로 버티고 있어 한 차례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2년후 있을 중간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의원들이 느껴야 할 부담을 의식한 듯 보다 공격적인 모드로 2기 국정운영을 할 것임을 내비추었다.

최근 불거진 ‘CIA 국장 외도 스캔들’에 대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 판단할 때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 등이 국가 기밀을 유출해 국가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변론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섹스 스캔들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등 신뢰하던 두 명의 안보 및 군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발언으로 분석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개발과 관련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양자간 대화 채널도 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묘한 외교적 문제 때문에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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