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이크로 크레디트 등 사회적 경제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사회적경제 강국 중 한 곳으로 시 대표단 일행은 먼저 노숙인이 센강 주변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회적기업 ‘에스파스(Espaces)’를 방문했다.
에스파스는 강둑 청소, 인도 정리,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맡기는 고용창출형 사회적기업으로 단순 일자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목수·식목·가로수 정비 등 직업교육을 함께 제공해 더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프랑스의 열린 공동체 지역인 벨빌을 시찰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
시 대표단 일행은 이후 이주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인 벨빌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뜻의 벨빌은 파리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파리 20구 및 19구 일부 지역으로 이주 노동자들의 인종적 다채로움이 공존한다. 독립예술가들의 작업실 등 특유의 문화적 특색과 좁은 골목길로 유명하다.
박 시장은 이곳에서 “지금까지의 다문화 정책이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주입시키는 방향이었다면 앞으로는 이 사람들이 가져온 문화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가 서울에 와서 2등 시민이 아니라 서울시민과 똑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종합대책을 준비 중”이라면서 “서울시민 모두가 톨레랑스(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대표단 일행은 재정난에 빠진 지역 의료센터를 사회적기업 ‘그룹 SOS’가 2008년 인수해 비영리로 운영하는 ‘쟝-조르(Jean-Jaures)’병원도 방문했다.
150병동을 가진 쟝-조르 병원은 파리 북부에서 지역 주민과 밀착된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가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임시로 거처를 제공하고, 고령환자를 위한 노인 병동과 말기환자 간병 병동 등을 따로 운영해 전문적인 치료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립병원 13곳이 투입비용 대비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시립병원이 의료장비를 통합적으로 운영ㆍ관리하고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등 시대변화에 맞는 질높은 진료 서비스 방안도 찾겠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알테르문디(Altermundi)’도 방문해 공정무역, 사회적 약자 제품 등 착한 소비와 관련한 마케팅 방법을 살펴봤다. 시는 내년 1월 신청사 시민청 매장을 시작으로 사회적 배려기업을 위한 판매장을 늘릴 방침이다.
박 시장은 지난 16일 프랑스 최대 사회적기업인 ‘그룹 SOS’의 설립자 쟝 마크 보렐로(Jean-Marc Borello) 회장과 만나, 시가 추진하는 1000억원 규모의 사회투자기금에 대한 컨설팅과 투자 등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그룹 SOS는 올해 5월 집권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방대한 사회통합정책을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다. 프랑스 내 18개 지역에 283개 복지시설ㆍ병원, 44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고용된 인원만 총 1만여명이다. 연간 5억5000만달러(614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 시장은 브누아 하몽 사회연대경제 담당 장관, 프랑스 현지 사회적경제 분야 지도자, 베르트랑 드라노에 파리 시장과도 연이어 면담하고 다양한 정책적 조언을 구했다.
또 파리시에서 추진 중인 공유 전기자동차 블루(Blue)를 직접 타보고 승용차 공유 시스템인 오토리브(Autolib)를 둘러보며 ‘서울’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트램웨이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파리시가 추진하는 ‘차로 다이어트(간선도로 줄이기)’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연구했다.
박 시장의 유럽 순방에 동참한 시민사회 전문가는 송경용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정원각 ICOOP생협연구소 사무국장, 이은애 ㈔씨즈 대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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