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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승상금이 많은 대회에서 2승을 올린 최나연이 환하게 웃고 있다. [골프 위크]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우승 못지않게 내 자신에 대한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죠?”
최나연(25· SK텔레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트윈이글스GC(파72)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총상금 15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우승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새 집을 보러가는 것이었다. 그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집이 있으나, 스윙코치의 조언에 따라 새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코치는 “시즌 종료 후 쇼트게임 연습을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말했고 최나연이 그 말을 좇은 것이다.
그가 새로 집을 얻을 곳은 올랜도 베이힐인근 비즈카야라는 곳이다. 이 곳에는 세계 톱골퍼들이 회원으로 있는 아일워스CC가 있다. 이 골프장에는 칩샷·벙커샷 등 쇼트게임을 위한 시설과 연습그린이 잘 갖춰져 있어 최나연이 동계훈련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최나연은 월요일 오전 이 골프장에 가 멤버십을 살 계획이다. 물론 그 근처에 새 집도 장만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올해 처음 그의 어머니(송정미씨)가 현지로 날아갔고 모처럼 대회도 관전했다.
최나연은 올해 2승(통산 7승)을 거뒀다. 두 대회 모두 상금이 크다. 7월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은 그는 상금으로 58만5000달러(약 6억3500만원)를 받았다. 올해 열린 투어 대회 우승상금 중 최고액이다. 타이틀홀더스 우승상금은 총상금의 3분의 1인 50만달러(약 5억4300만원)다. 그는 두 대회에서만 108만5000달러(약 12억원)를 획득했다.
최나연은 “마지막 대회 우승으로 더 큰 집을 살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그는 “연습시설이 잘 갖춰진 골프장 인근으로 이사하는 것은 쇼트게임 향상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투자’에 대한 또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몇 년전 영어 독선생을 고용했어요. 지난해엔 그 선생과 함께 하루 1시간은 영어로 대화를 나눴지요. 그러다보니 우승 인터뷰나 동료, 팬들과 대화를 할 때 영어로 말하는 것이 수월해졌습니다. 말문이 트이니 골프도 잘 됐고요. 저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니 즐거웠고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한국선수들은 우승을 해도 인터뷰는 짧게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단답형으로 5∼10개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 전부다. 짧은 영어 탓이었다. 그러나 최나연은 이 대회 우승 직후 약 40개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할 정도로 막힘이 없었다. 우승 감격을 뒤로 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는 그가 내년엔 청야니(대만)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한국여자선수들은 올해 미LPGA투어를 휩쓸다시피했다.
이 대회에서 공동 11위를 차지한 박인비(스릭슨)는 시즌 상금왕와 최소타수상을 수상했다. 박인비는 올해 228만7080달러를 벌어 2위 최나연(198만달러)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다. 박인비는 올시즌 라운드당 70.21타를 기록, 평균 최소타수상(베어트로피) 수상자가 됐다.
마지막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유소연(한화)은 이미 신인왕을 확정했다. 한국선수들은 올해 4개 메이저대회에서 3승을 합작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유선영(정관장)이 나비스코챔피언십, 최나연이 US여자오픈, 신지애(미래에셋)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각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선수들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이 옥에 티였다. 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한국선수는 없다. 올해 이 상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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