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21일 “국민은행의 경쟁력을 앞세워 부유층 대상 자산관리분야 등 현지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21일 베이징 궈마오(國貿)호텔에서 중국 현지법인과 북경지점 개설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 G2 중국은 지금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이미 중국에 3곳의 지점을 개설하는 등 오래전부터 중국시대를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민행장은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중 가장 늦게 중국에 법인을 내는 만큼 우리는 후발주자임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최단기간에 법인 설립허가를 받는 등 자산관리, 고객서비스, IT기술 등 분야의 경쟁력을 현지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 중국진출을 준비해오던 차에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를 맞아 현지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서 우선인수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됐었지만 론스타 먹튀문제로 2006년에 인수가 무산되는 아픔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2007년에 광저우(廣州)지점을, 이듬해 하얼빈(哈爾濱)지점을, 2010년에 쑤저우(蘇州)지점을 차례로 오픈했다.
민행장은 “국민은행이 후발주자이지만 한국계 다른 은행들의 현지화율도 현재 미미한 상태”라며 “현지화에 박차를 가해 더욱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중국시장 진출전략에 대해 민 행장은 “1차적으로는 현지진출한 국내기업을 영업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현지에서 어느정도 뿌리를 내린 후에는 부유층이나 인터넷 고객층 등 틈새시장에 힘을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1위은행인 공상은행은 직원 40만명에 점포 1만4000개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실상 중국의 리테일시장에서 이들에 맞서 정면승부를 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중국내 현지화 전략에 대해서 민 행장은 “중국인이 볼 때 한국은행이 아닌 자신들의 인행으로 여겨질 정도로 현지인 중심체제로 운영할 생각”이라며 “이 같은 차원에서 중국인민대학교 전 총장인 지바오청(紀寶成)을 고문으로, 인민은행 간부와 중국국가개발은행 이사를 지낸 천샤오윈(陳小雲)을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예대마진경쟁은 이미 한계에 달했으며 마진축소는 어쩔수 없는 추세”라며 “기업비즈니스분야나 해외영업에서의 이익창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인의 근면성과 순발력이라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이머징마켓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남미, 유럽, 아프리타, 미주지역 등 진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이찬근 국민은행 부행장은 중국진출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1단계로는 설립후 2년동안 영업기반을 구축한 후 2단계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기업시장에서의 점유율 제고, 현지기업 거래 확보, 개인영업 확대. 자산 점포수 확충 등을 꼽았다. 그리고 그는 “3단계로 2018년 이후 PB활성화, 컨설팅형 상품 출시, 스마트금융 현지화, 현지은행 인수 등으르 통해 현지 우량은행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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