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비모드'에 내년 경기 보인다?.."지점 통폐합·희망퇴직 접수"

  • 경영효율화 위해 신규 영업점 줄이고 지점 통폐합<br/>대대적인 인원 감축…희망퇴직 신청 접수 본격화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인 ‘수비모드’로 돌아섰다. 경기 둔화로 이익이 대폭 줄어든데다 내년 경기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영업점 신설을 줄이고 수익이 신통치 못한 지점을 통폐합하고 있다. 여기에 희망퇴직 등 감원 한파까지 불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초에 적자를 보거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지점 15곳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점은 상시로 구조조정해왔고, 특히 이번에 통폐합되는 지점들은 재개발 등으로 고객 수요가 없는 곳이다”며 “효율적인 조직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통폐합할 지점을 가리기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내년 1월에는 수익성이 나쁜 지점들을 폐쇄하거나 인근 점포와 통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내년에는 신규와 통폐합 영업점 숫자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으며, 외환은행은 영업점 수를 늘리기보다는 영업점 배치의 효율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7574개였던 국내은행의 영업점 수는 반년만인 올해 6월 말 7636개로 62개 늘었다.

인력감축을 통한 조직 슬림화도 이뤄진다. 농협중앙회는 이르면 다음달 초 각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어 임직원 수를 감축하고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임원 수를 최대 10%가량 줄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국감 때 ‘고액 연봉’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비상임이사(25명)도 감축대상이다.

농협은 다음달 말까지 희망퇴직 접수도 받는다. 기존에는 정년을 앞둔 직원들만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는 근속연수 제한을 낮춰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예전보다 200~300명 정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감원 계획을 밝혔던 씨티은행은 22일자로 희망퇴직 접수를 마감했다. 희망퇴직자의 규모에 대해서는 다음주 중 확정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현재 희망퇴직자 신청자들의 자격이 적합한지 서류를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내년 초 추가 감축이 예상된다. 산업은행과 국민은행도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심의 준정년퇴직제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대졸자들의 은행권 취업이 내년에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상당수 은행들은 올해보다 보수적으로 인력채용 계획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경영환경 악화로 올해 대졸 신입을 단 한명도 뽑지 않은 씨티은행은 내년 역시 채용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도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올해보다는 줄 것이란 예상이다.

한 시중은행 인사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올해보다 신규 임용 규모를 늘리기는 힘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고졸채용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모인다. 우리은행의 내년 고졸 채용은 200명, 농협은행도 최소 100명을 유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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