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 사퇴로 막 내린 단일화…‘눈물바다된 회견장’

  • 문재인, 안철수 절충안 수용 거부하며 협상 결렬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간 단일화 국면은 23일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타결점을 찾기 위해 양측 특사 회동이 가동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듯 했으나 결국 결렬됐고, 두 후보가 약속한 ‘후보 등록전 단일화’는 사실상 지켜지기 어려워졌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20분 후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을 하면서 진통을 거듭해오던 ‘단일화 드라마’는 끝이 났다.

◆文, 安 절충안 수용 거부

앞서 두 후보 간의 담판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었으나 문 후보 측이 재야인사들의 제안인 ‘적합도+양자대결’ 방식을 수용하고, 안 후보 측이 ‘지지도+양자 가상대결’ 방식을 역제안하면서 접점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오전 10시 45분 우상호 공보단장이 브리핑을 통해 재야인사들의 중재안과 안 후보 측 절충안을 놓고 논의하자며 역제안했다.

문 후보가 안 후보 측 절충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절충점을 찾아가는 듯 했던 단일화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오전 11시께 문 후보 측 협상팀은 안 후보 측에 만남을 건의하면서 당초에는 실무협상팀이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안 후보가 ‘대리인 회동’을 제안했고 문 후보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면서 협상 단위는 두 후보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특사 채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낮 12시 문 후보 측 이인영 선대위원장과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시내모처에서 만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제시하며 타결점을 찾기에 나섰다.

실무팀 가동은 잠시 중단됐고 양측 실무팀들은 대기 상태로 특사 담판의 결과를 애타게 기다렸다.

두 사람의 담판 결과에 따라 단일화 협상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황인 만큼 양 캠프 주변에는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문·안 후보도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캠프 등지에 머무르며 상황을 보고 받거나 캠프 인사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두 후보 측 특사 간의 주장은 첨예하게 맞섰고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한 채 결국 담판은 수포로 돌아갔다.

◆안 후보 전격 사퇴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이 오후 7시 50분 특사 담판 실패를 공식 발표하면서 8시 20분 안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예고했다.

유 대변인이 “남은 것은 두 후보간 대화와 협의 뿐”이라고 밝히면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담판을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회견장에 도착한 안 후보는 표정이 평소와 달리 상당히 비장해 담판 제안이 아닌 중대한 내용일 것임을 짐작케 했다.

안 후보는 안팎의 예상을 깨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선 후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힌 채 울먹이기 시작했다.

또 안 후보는 “사랑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이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 여러분, 미안하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감사하다”며 회견을 마쳤다.

안 후보의 극적인 양보로 숨가쁘게 달려온 단일화 협상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회견을 마친 안후보는 박선숙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 조광희 비서실장 등을 잇따라 끌어안으며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박 본부장 등은 울음을 터뜨렸다.

안 후보가 회견장을 나간 뒤에도 사무실에서는 자원봉사들의 울음소리가 한동안 그치지 않았다.

캠프 관계자는 “다들 침통해 했지만 안 후보의 뜻을 존중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용산의 자택으로 귀가했다.

문 후보 캠프 인사들은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당혹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구기동 자택에서 안 후보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문 후보는 트위터에 “안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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