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거래는 대개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활발한데 삼성전자 강세는 오리려 시장 변동성의 하향안정화를 이끌어낼 것이란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전날에 비해 1.41% 오른 143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22일에 이어 사상최고가 경신이다.
선물 시장에서도 코스피 200내 시총 비중이 전일 24.7%에서 24.85%까지 올라 사상 최대치에 근접했다.
현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강세로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재탈환했기 때문에 반길 일이지만 선물 시장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22일 코스피200선물과 스타지수 등 주가지수선물 거래량은 15만9252건, 23일에는 23일 18만6695건를 기록했다. 5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달 주가지수 선물 하루 평균 계약수 22만8984건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코스피 지수 강세 속에서도 선물 거래가 지지부진한 것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며 시장 변동성이 작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월14일 2007선을 기록, 일일 2.92%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지난 22일까지 두 달여 동안 1 %이상 일일등락률을 보인 거래일은 단 4일에 불과하다. 현재 코스피는 1900선 전후의 박스권에 갇혀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시총 비중이 큰 탓에 주가가 오를수록 시장 변동성을 낮추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삼성전자 강세는 시장 변동성의 하향 안정화를 가속시킨다”며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높아 코스피 200의 하방경직성을 낳고 변동성의 추가 하락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식이 따라 오르지 못하고 ‘삼성전자’만 치고 나가는 상황도 더욱 큰 문제다. 삼성전자가 혼자 오를수록 현물 강도는 세지고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가 축소된다. 이 경우 차익 매수세 유입은 제한된다. 선물 시장 부진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당시 130만원인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며 코스피가 2050선이 치닫을 때에도 이와 같은 우려가 시장에 나온 바 있다.
현대증권 공원배 연구원은 “3월 삼성전자 주가가 독주를 보였을 때도 선물 시장 흐름은 지금과 비슷했다”며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유독 삼성전자만 약진해 차익 거래 시장 베이시스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선물 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KDB대우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65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17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KDB대우증권 송종호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내년 2월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4는 기존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고,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의 내년 전망은 지금보다 훨씬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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