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의 독립 조짐… 他지방정부의 이탈 '방아쇠'

  • 스페인의 카탈루냐 집권당 총선서 승리… 분리 독립 추진할 듯<br/>중앙정부와 장기적 대치로 경제에 타격· 유로존 정상 리더십 '흔들'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스페인의 지방정부인 카탈루냐의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탈루냐 총선에서 집권당이 승리하면서 기존에 주장했던 독립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카탈루냐와 스페인 중앙정부의 마찰 장기화와 다른 지방정부 이탈에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집권당 카탈루냐통합당(CIU)이 25일(현지시간) 진행된 카탈루냐 총선에서 승리했다. 총 135석 가운데 50석을 차지했다. 또한 독립을 지지하는 카탈루냐공화좌파당(ERC)은 21석, 2개의 다른 소수정당도 16석을 확보했다. 반면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국민당은 19석, 사회당은 20석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CIU는 지난 총선보다 의석이 12석 줄어들고 과반수를 획득하진 못해 추진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같은 노선인 ERC가 21석을 차지해 연합하면 충분히 독립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아서 마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2014년에 주민투표를 실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다만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총선을 통해 중앙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카탈루냐의 독립은 스페인에 막대한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 경제규모는 포르투갈 수준으로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5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카탈루냐는 중앙정부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지원이 나오지 않아 불만이 고조됐다.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많으나 정작 필요할 때 중앙 정부의 지원은 없어 주민들의 고통은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이다. 지난 8월 중앙정부에게 50억유로의 긴급 융자를 요청했었다. 카탈루냐의 부채는 420억유로로 스페인 17개 지역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라호이 총리의 리더십에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FT는 진단했다.

금융시장에선 이번 총선이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싼 장기적인 갈등의 초석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투자자들은 재정 고비를 겪고 있는 스페인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바클레이즈 관계자는 “카탈루냐의 정치적 합의를 위해 중앙정부 예산이 더욱 소진되면서 심각한 재정적자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WSJ는 부채에 허덕이는 다른 지방정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탈루냐를 비롯해 6개 지방정부인 카스티야라만차, 발레아릭스, 카나리아 제도, 안달루시아 등도 파산 위기에 처했다. 이는 스페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유로존 중앙정부의 리더십 자체가 흔들리는 사태로 번질 수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베네토 주지사인 루카 자이아는 “카탈루냐의 주장은 유럽 미래에 상당히 중대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유럽 곳곳의 지역정부들은 중앙 집권화된 권력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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