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소년 40% "자살 생각 해봤다"

  • "성적·외모 등으로 차별받았다" 19.4%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서울에 사는 청소년 중 10명 중 4명이 학업이나 가정불화 등의 이유로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아동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6~7월 시내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시설 청소년 등 총 21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8%가 이같이 응답했다.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한 횟수로는 전체의 28.2%가 '1~2번', 11.6%는 '여러 번'이라고 답했다.

자살을 생각한 원인으로 일반 청소년은 학업문제(8.4%)를, 시설 청소년은 가정불화(9.7%)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밖에 '친구와의 관계', '외모·신체조건', '경제적인 어려움' 등도 주요 원인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나이·외모·성적 등의 이유로 차별받는 청소년들도 상당수 나타났다.

응답 청소년 중 최근 1년간 성별·성적·나이·가정형편·외모·부모 유무 등으로 차별을 받았다는 답변이 전체의 19.4%에 달했다. 나이로 인해 차별받은 경우가 32.3%으로 가장 많았고 성적(28.1%), 성별(27.2%), 외모(25.2%), 부모직업이나 가정형편(9.4%), 부모님이 안 계시거나 함께 살지 않아서 (7.9%)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청소년 스스로도 취약계층에 대해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전체 응답자 중 43%가 성적소수자·북한 이탈자 등 인권 취약계층을 친구로 사귈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57%는 취약계층에 대한 수용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로 사귈 의향이 있는 경우 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에게는 62.0%가 호의를 보였으나 신체적·정신적 장애인에게는 38.2%, 레즈비언·게이 등 성적소수자는 28.8%만이 친구로 사귀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응답자의 29.4%는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중 45.4%는 학교에서의 소지품 검사를 가장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제정된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를 지난 1일 공포했다. 시는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인권종합계획'을 3년마다 수립·시행하고 인권 관련 실태조사도 2년마다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어린이·청소년의 인권보장이 최고의 복지"라며 "내년부터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의식 개선을 위해 인권교육의 양적 확대와 질적 내실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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