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에서 최근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최고 90%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나왔다.
29일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릉시 입암동 금호어울림 아파트 전용면적 84.7㎡의 매매가는 1억9500만원이다. 그런데 인근 비슷한 주택형의 84.9㎡ 전세가 1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이는 강릉지역에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7.6%를 기록한 광주를 포함해 전국 16개 시·도 중 무려 6곳이 70%를 훌쩍 넘겼다. 서울은 2009년 2월부터 45개월 연속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200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5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가율 상승의 주된 이유로 '매수심리 침체'와 '전세난 심화'를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심리가 바닥인 방증"이라며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매수심리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전세로 전환하는 수요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23.1%가 상승한 반면 매매가는 절반 수준인 10.9% 오르는 데 그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수도권 상황은 더욱 심각해 아파트 전셋값은 17.2% 올랐지만 매매가는 2.9% 떨어졌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치솟는 전셋값에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이 2년마다 집을 옮겨야 하는 스트레스와 만만치 않은 이사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저렴한 급매물이나 알짜 미분양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적체된 미분양 물량에 주목할 만 하다.
전통적인 주거밀집지 구로구 개봉동에서는 ‘개봉 푸르지오’가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71㎡이상 주택형 잔여세대에 대해 중도금 60% 무이자 조건을 추가 적용했다. 실수요자의 자금부담을 고려해 계약 시 1000만원을 납부하고 1개월 후에 나머지 계약금 차액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개봉 푸르지오 분양관계자는 “최초 계약조건 대비 최대 1438만원~2274만원의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봉 푸르지오는 지하 2층 지상 25층 10개 동, 총 978가구(전용면적 59~119㎡)로 일반분양 분은 514가구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운정신도시 A14 롯데캐슬’은 양도세 5년 면제 혜택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단지다.
단지 남측으로 약 72만6000㎡ 규모의 가온호수공원이 위치해 공원과 호수를 270°로 감상할 수 있다. 모든 가구를 100% 남향으로 구성해 주거 쾌적성이 뛰어나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18~30층 20개동, 총 1880가구(전용 59~126㎡)로 구성된다.
경기 시흥시 죽율동에 ‘시흥 6차 푸르지오 1단지(2차)’는 일부 동·호에 대해 중도금 무이자 융자 조건으로 분양해 소비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췄다. 분양가는 3.3㎡당 810만원대부터로 저렴하며 양도세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계약금은 총 10% 중 500만원을 1차로 내고 나머지는 계약 후 1개월 이내 2차분으로 납부하면 된다. 전용 59~84㎡의 중소형주택 위주로 구성되며 지하철 4호선 정왕역과 신길온천역을 이용할 수 있다.
GS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764, 766번지에 공급한 '김포 풍무자이’는 전용 133㎡ 일부 잔여 세대에 대해 입주시 계약금만 지불하고 30개월 동안 직접 살아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조건으로 특별분양 중이다. 분양가의 15%만 납부하면 즉시 입주할 수 있고 입주 2년차에 계약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인근의 전용 84㎡ 아파트 전세금보다 저렴한 8800만~1억1800만원 선의 계약금만 납부하면 바로 생활이 가능하다. ‘풍무자이’는 1·2단지가 함께 들어선 지하 3층 지상 19층 16개동, 총 818가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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