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업계, 전문가 죄다 나간다…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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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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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준혁 기자=금융권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의 스카우트와 물량공세 때문에 부동산정보업계가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 회사의 수입 구조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인력유출 또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민간이 구축한 부동산 데이터베이스(DB)도 동시에 사장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류 접수를 마친 한화생명의 부동산전문가 채용모집은 무려 1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의 대다수는 부동산정보업체 출신으로 알려졌다.

2008년 1월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부동산정보업계 1위 기업인 부동산114. 이 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권회사로 이직했다. 이 업체 실무급 직원은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로 이직하기도 했다.

다른 업체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일할 사람들이 죄다 빠져나가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하거나 매주 발표하는 시세 자료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계가 몰락한 1차적인 요인은 건설 경기의 침체에 있다. 그렇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부동산 서비스를 개시함에 따라 회원 중개업소 다수가 속속 이탈한 것이 결정적 업계 몰락 요인이란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는 정보업체는 건설사 분양광고게재, 개인·기업 고객대상 컨설팅, 보고서 용역 등 다양한 사업을 하지만 주 수입원은 중개업소가 내는 회비다.

하지만 네이버는 2005년 부동산 서비스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현장을 방문해 매물을 확인하고 내·외부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현장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장확인 서비스'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운영할 예정이다.

이처럼 포털이 본격적인 부동산 서비스를 개시함에 따라 기존 정보업체들이 회원 중개업소가 내는 회비에 의존한 수익모델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생각은 했다. 하지만 물건을 하나씩 다 살펴봐야 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업체의 부동산 전문가 스카우트에 적극 나섰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부동산금융 전담반을 만든 데 이어 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한화생명 등 증권 및 보험사도 잇따라 부동산 전문인력 채용에 나섰다.

'공룡'으로 불리는 초대형 포털사이트와 유수 금융사 등의 시장진출에 따라 위기를 맞은 정보업체들은 각자 살 길을 찾고 있다.

부동산114는 건설사 고객을 위한 맞춤형 DB의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소비 성향과 구매력까지 분석가능한 아파트·상권 지도로 더 적합한 분양 전략을 세우도록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방식으로는 포털과 맞서기 어려워 기업상대로 새 수익모델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도 "돌파구를 찾아 시장으로 나가는 추세"라면서 "공익차원에서는 정보를 가공해 유의미한 자료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당장 돈이 안 되니까 자산가 컨설팅 등에 집중하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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