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이 속속 건물 신축 허가를 받거나 대규모점포 등록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상인들은 출점 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기업들이 꼼수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코스트코 등 주요 대형마트들이 이미 투자한 점포를 출점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전달 17일 대전 유성구에 3층 건물 신축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회사 측은 가구단지로 팔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건축허가는 '판매시설'로 받았다. 판매시설은 건축법에 따라 대형마트로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0월에도 대구 남산점 등록을 신청했다. 지난달 초에도 경기 용인에 판매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이어 건물에 대한 건축심의도 신청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이 건물에 대한 심의를 취소한 상태로, 다시 신청할 경우 절차가 재개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전 유성구 대정동 지역의 현재 건축주 명의는 홈플러스지만 가구단지로 판매하기 위한 곳이며 절대 대형마트 운영을 위한 곳이 아니다"며 "대전은 자치단체당 조치에 따라 대형마트 입점이 불가한 곳이기 때문에 저희가 결코 출점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구 남산점은 주상복합건물에 위치한 점포로 이미 2009년 건축허가를 받은 상태지만 상생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 상인들과 합의를 진행 중이다"면서 "용인 지역 역시 지난 20일 기투자 점포 오픈도 지역 상인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직후 심의를 취하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 풍산점에 대한 등록을 마쳤다. 등기 접수와 대규모점포 등록까지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마트는 지상 9층, 지하 2층 규모 건물을 신축해 오는 2014년 12월 문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코스트코 역시 지난달 충남 천안에 건축허가와 대규모점포 등록을 신청, 1주일만에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협의체 합의를 피하기 위해 논란이 생기기 전 개점에 필요한 '등록' 절차를 빠르게 끝마치려 했다는 지적이다.
중소상인 측에서는 "출점 제한에서 예외를 인정받으려는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15일 대형마트·지식경제부·중소유통업체들이 모여 신규출점 자제 및 의무휴업일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기존 투자가 진행된 점포를 제외키로 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당시 상인연합회 측은 "협의회에서 논의한 내용은 협의회 산하 실무협의회에서 논의를 해보겠다는 것인데 마치 연합회 측에서 합의를 해준 것처럼 알려졌다"며 "사실 평일 휴무나 인구 30만명 미만 중소도시 출점 제한은 실효성이 없어 회원들의 반발이 컸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달 서울 마포 합정점·관알 남현점·경기 오산 세교점 개점 여부를 유통산업발전협의회에서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은 이미 투자가 진행됐기 때문에 쉽게 물러 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규 출점, 판매수수료, 영업시간 등 모든 것을 양보했는데 기존 투자된 점포까지 접으라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며 "사회분위기가 대형마트를 죄인으로 몰아붙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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