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캠퍼스 금융토크'를 비롯해 일부 금융회사의 토크 행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금융권에 토크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 중 한 명으로 권혁세 금감원장을 꼽을 수 있다.
권 원장은 지난해 11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지방 각지의 고교 및 대학을 찾아 캠퍼스 금융토크를 열고, 젊은이들과 경제·금융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숭실대에서 1주년 기념 캠퍼스 금융토크를 개최한 바 있다.
캠퍼스 금융토크는 학생들이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금융권 수장과 전문가 등으로부터 경제·금융 시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와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권 원장과 금융권 CEO들도 젊은이들의 색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로 평가했다.
비록 행사명에 토크란 단어가 붙진 않지만, 올해 권 원장은 금융 고객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했다.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 금융사기 피해자, 외국인 근로자 등 평소 은행 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어려운 사람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다.
토크 열기는 금감원 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로 확산됐다. 특히 금융권 수장들은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토크 행사를 활용하고 있다. 이색적인 행사 중 하나가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9월 개최한 '뮤지컬 공연과 함께 하는 채용설명회'다.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뒤 입사 희망자들이 하나금융에 재직 중인 선배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직원들과 가볍게 도시락을 먹으면서 애로사항 등을 얘기하는 '도시락 토크'를 가진 바 있다.
이외에도 많은 은행들이 하반기 들어 다양한 형식의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하나 토크 콘서트'를 열었고, 외환은행은 '중국인 유학생 초청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은 대학을 찾아 '대외경제 협력기금(EDCF) 캠퍼스 토크'를 열었으며, 부산은행도 대학생 1500여명과 멘토가 대화를 나누는 '청춘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학생 및 구직자들과 토크 행사를 가지면서 금융회사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떨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임직원 간 소통에도 진솔한 토크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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