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OIL이 석유제품을 비교적 저가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가 집계한 정유사 주간 공급가를 보면 9월 이후 SK에너지를 제외한 정유 3사 중 S-OIL이 최저가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SK에너지의 공급가는 다른 정유사들과 같은 최종공급가가 아니라서 비교가 어렵다. SK에너지는 추가로 SK네트웍스를 거쳐서 기름을 유통한다.
S-OIL이 저가정책을 쓰는 것은 판매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OIL이 최근 공급가 인하를 주도하고 있다”며 “알뜰주유소 등 경쟁입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여파로 판매량이 감소하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S-OIL과 마찬가지로 알뜰주유소 입찰에서 탈락한 SK에너지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한 시장 전문가는 “SK에너지가 판매량을 메우기 위해 자사 계열 주유소 외에 다른 상표 주유소에 판매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사뭇 형편이 다르다. 이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공급가가 높은 편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가 최고가를 기록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점유율이 낮은 현대오일뱅크가 최고가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들은 입찰경쟁을 통해 알뜰주유소 등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어 저가판매의 동기가 약하다고 다수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실제 GS칼텍스는 최근 공공기관의 유류공동구매 입찰에서도 5억리터에 달하는 물량의 납품자격을 따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늘어나고 공공조달 입찰물량이 커지면서 그 낙찰 여부에 따라 판매량 격차가 커지고 있다”면서 “일부 정유사는 알뜰주유소 입찰에 소극적이었지만, 향후 입찰에서는 적극 가세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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