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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최악인데 건설사 인수·부동산 개발 '눈독' 업체 증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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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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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명철 기자==#1. 올해 수차례 진행됐던 쌍용건설 매각 과정에서 쌍용건설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던 곳은 동종업체가 아닌 유통·패션 분야의 이랜드그룹이었다. 해외 진출을 꾸준히 노리는 이랜드그룹과 해외건설 실적이 양호한 쌍용건설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2. 인기그룹 ‘소녀시대’의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경북 문경시에 들어서는 문경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분을 50% 투자해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짚을 만큼 침체됐다고 하지만 몇몇 기업들에게는 아직도 이 분야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서도 매물로 나온 건설사 인수에 나서거나 부동산 관련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같은 업종의 건설사가 사업 확장을 위해 움직이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분야의 업체들까지 건설·부동산 분야에 발을 내미는 사례도 많아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향후 건설 경기 회복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쌀때 사자”… 건설사 매물에 기업들 ‘군침’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건설사들이 시장에 속속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큰 손’ 기업들도 늘고 있다. 건설 경기가 불황이어서 무리한 금액에 입찰하는 사례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알짜 매물을 중심으로 밑물 인수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쌍용건설은 올해 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의 화두였다. 비록 5차례의 매각 시도가 모두 무산됐지만 이랜드를 비롯해 홍콩계 MW그룹 등 국내외 기업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는 국내외 투자사 7곳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이기도 했던 이랜드는 유상증자에 불참했는데도 여전히 쌍용건설 인수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건설 외에도 동양건설산업·성원건설·신성건설·남광토건·동아건설·벽산건설·LIG건설 등 다수 건설사가 매각 추진 또는 매각을 검토 중에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GNS가 ‘해피트리’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신일을 인수했다. 성원건설과 신성건설도 각각 SM(삼라마이더스)그룹과 JH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SM그룹은 신일과 성지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중견 건설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M그룹은 이미 우방과 신창건설 등을 인수해 계열사로 두고 있다. JH컨소시엄에는 지방 소재 소형 건설사 2곳이 참여했다. 연내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맺고 내년 초에는 M&A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동양건설산업은 5일 공개경쟁 입찰 매각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LOI) 접수에 나섰다.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회사채 인수방식으로 이뤄진다. 내년 2월1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와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같은달 5일 최종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물 건설사 중 거의 유일하게 중단된 사업장이 없고 수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시장에서 알짜로 인식되고 있다”며 “내년 초쯤 되면 등장할 인수의향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그룹에는 모두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며 “그룹 내 건설사가 있으면 대규모 사업을 통한 매출 신장과 유동성 회복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알짜 건설사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발 등 부동산 관련 사업에도 ‘눈독’

건설사 매각이 아니라 직접 부동산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특히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부동산 개발 참여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부동산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문경영상문화광광복합단지 조성사업 사업자로 나섰다.

피데스개발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해외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실질적 매출 증가를 위해 부동산 쪽에 많은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건설사 매각에 열심인 이랜드도 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랜드는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2012 여수엑스포 박람회장의 사후 활용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인 KT는 최근 자사가 보유 중인 전국 토지 및 매물을 활용한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KT는 2010년 보유 부동산 정리를 위해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부동산운영관리업체)와 KT AMC(자산관리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와 올해 7월 각각 케이리얼티제1호CR리츠와 케이리얼티제2호CR리츠를 만들어 자사 부동산 매각과 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또 KT의 부동산자산관리 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지난 4일 일본의 임대주택관리회사 다이와리빙과 함께 합작사 KD리빙을 설립하고 국내 임대주택관리사업에 본격 나섰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 회복을 염두해두고 선제적으로 건설업체 인수와 부동산 개발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며 “하지만 경기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대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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