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도 내년 1월 1일부터 제3국 경유객에 대해 72시간 비자를 면제키로 한 가운데 면제대상에 포함된 45개국 중 노르웨이가 제외된 것에 대해 이는 2010년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야기된 양국 간 냉전 관계가 반영된 결과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에 비자 면제대상국에는 유럽연맹(EU) 27개국과 함께 아이슬란드, 스위스, 그리고 미국·러시아·일본·한국·호주 등 대다수 국가들이 포함됐다.
이번 45개국 중 노르웨이가 제외된 것에 대해 베이징시 관광위원회 한 책임자는 “일부국이 제외된 것은 국민이나 정부 소양이 낮고 행실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중국 관영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45개국 비자면제국은 지난 2009~2011년까지 베이징에 입국한 국가별 관광객 수에 따라 결정됐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해 상반기 중국을 방문한 노르웨이 관광객 수는 유럽 전체 국가 중 10위를 차지했다. 이번 비자면제대상국에 포함된 아이슬란드보다도 더 높은 순위로 노르웨이가 제외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비자면제 대상국을 선정하는 것을 알려진 중국 외교부 측에서도 현재 이와 관련된 대답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보복 조치로 노르웨이를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설명했다.
아직 노르웨이 측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노르웨이 경제인연합회(NHO) 한 관계자는 이번 중국 당국이 비자면제 조치를 실시하기로 한 것에 환영한다”며 “다만 여기에 노르웨이 기업인과 관광객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류샤오보는 지난 2008년 중국 공산당에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08헌장(零八憲章)의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지난 2010년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으나 중국 당국의 압력으로 끝내 류샤오보와 그의 대리인은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당시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시상식장에 상직적으로 빈의자를 설치하고 그 위에 류샤오보의 노벨상 상장과 메달을 올려놓았다. 당시 중국 당국은 노르웨이가 범죄자에게 영예를 안겼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중국과 노르웨이 간 관계는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당시 진행 중이던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중단해 아직까지 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피요르드에서 양식된 연어 같은 노르웨이 특산물은 중국의 수입 규제를 받으면서 노르웨이의 대중 수출도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해 1~8월 노르웨이의 대중 선어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 급감했다. 올해 1~9월 노르웨이 전체 대중 수출액도 21%나 떨어졌다.
이밖에 중국에 진출한 노르웨이 기업은 직원들의 중국 입국 비자 발급이나 여타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각종 정치나 외교회담도 수 차례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중 노르웨이 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할 일이 너무 없어서 테니스만 치다 보니 “테니스 테크닉만 늘었다”고 우스갯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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