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골프는 나이 들어서도 우승할 수 있는 스포츠

  • 濠 시니어, 53세로 호주오픈 정상…日 오자키는 40세 이후에만 63승 거둬

호주PGA투어 최고령 챔피언이 된 피터 시니어.                                                                            [미국PGA투어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는 나이 들어서도 젊은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라고 했던가. 그 말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48세의 나이로 유러피언투어에서 우승한 것이 채 한 달이 안됐다. 9일 호주 시드니의 더 레이크스GC에서 끝난 호주PGA·원아시아투어 에미리트 호주오픈에서는 53세의 골퍼가 아들뻘인 선수들과 경쟁해 버젓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주인공은 피터 시니어(호주)다. 성(姓)처럼 시니어 무대에서 활약하는 나이인 그는 정규투어인 호주오픈에서 4라운드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하며 세계랭킹 4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7위 애덤 스콧(호주), ‘베테랑’ 톰 왓슨(63· 미국) 등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마지막 날은 시속 50마일에 달하는 강풍 때문에 경기가 세 시간정도 중단될만큼 악천후였다. 그래서 그의 우승은 ‘호주투어 최고령 챔피언’ 이라는 타이틀 못지않게 값지다.

올해 프로골프투어에서 최고령 챔피언이 탄생한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히메네스는 지난달 18일 끝난 홍콩오픈에서 유러피언투어 최고령 챔피언이 됐다. 1964년1월5일생인 그의 우승 당시 나이는 48세10개월13일이었다. 이는 11년 묵은 종전 기록을 9개월 경신한 유러피언투어 새 최고령 우승기록이다. 그는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시가와 와인을 즐기며 내가 하고싶은대로 낙천적으로 사는 것이 노익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미국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52세10개월8일이다. 샘 스니드가 1965년 그레이터 그린스보로오픈에서 이 기록을 세운 후 47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투어 최고령 챔피언은 최상호가 갖고 있다. 그는 2005년 매경오픈에서 약 50세5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이번 호주오픈에 시니어와 함께 출전한 왓슨은 200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60세의 나이로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당시 우승까지도 바라봤으나 연장전 끝에 스튜어트 싱크(미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편 최고령 우승 못지않게 40세 이후 우승컵을 안는 일도 흔해졌다. 일본의 점보 오자키(65)는 일본투어 94승을 포함한 통산 113승 가운데 63승을 40세 이후에 달성했다. 오자키는 세계 정규투어에서 최고령 우승 기록도 갖고 있다. 또 비제이 싱(피지)은 미PGA투어에서 40세 이후에만 22승을 올렸고, 히메네스는 유러피언투어 통산 19승 중 12승을 40세가 넘어서 기록했다.

최고령 챔피언의 영예를 차지하거나 40세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는 선수들은 골프에서나 볼 수 있는 노당익장(老當益壯)의 본보기다.


 ◆주요 프로골프투어 최고령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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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우승자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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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골프    점보 오자키    55세7개월28일
호주PGA     피터 시니어       53세3개월10일
미국PGA     샘 스니드          52세10개월8일
일본LPGA   오카다 미치코    50세10개월12일
한국PGA     최상호               50세4개월25일
유러피언     미겔 앙헬 히메네스  48세10개월13일
미국LPGA   베스 대니얼        46세8개월29일
한국LPGA   구옥희               45세8개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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