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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증권사 보고서 이젠 바꿔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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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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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2주 내에 조용히 바꿔놓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 말고도 이렇게 하는 연구원은 부지기수입니다."

이는 한 증권사 연구원이 보고서 수치 변경에 대해 한 말이다. 지난달 15일에 게재된 A증권사의 한 종목 보고서는 정확히 5일 후인 20일 일부 수치가 큰 폭으로 바뀌어 있었다. 특히 오는 4분기 실적 전망부터 2013년 실적까지 모든 수치가 변경돼 있었다.

그러나 15일자의 기존 보고서는 사라지고 정정된 20일자 보고서가 버젓이 15일자로 게시돼 있었다. 수치가 틀린 보고서는 없어지고 변경된 보고서로 바꿔치기된 것이다. 이 기간 해당 종목은 25% 이상 하락했으며, 지난 7일까지는 35% 이상 빠졌다. 만약 해당 보고서를 보고 매수를 결심한 투자자가 있다면 현재 원금의 3분의 1은 까먹은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B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내놓은 보고서의 일부 종목에 대한 수치가 틀렸으니 해당 종목은 빼고 취재해달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수치가 틀렸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를 내놓은 2주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다. 투자자의 경우는 해당 연구원과 통하지 않는 이상 이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국내 증권사 보고서가 투자지표로서의 믿음을 상실한 것은 이미 투자자들에겐 예삿일이다.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장밋빛' 전망으로 매수를 추천하며 투자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보고서, 일부 종목에 치중된 보고서, 기관들 눈치 보기에 급급한 편향적인 보고서 등을 만나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이제는 기업을 분석한 수치마저도 믿을 것이 못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증권사의 보고서가 투자지표로서 믿음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일어탁수(一魚濁水)'라는 말이 있듯이 일부 증권사의 연구원들에 의해 물이 흐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이러한 현상을 업계 관행으로 여겨 틀려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세에는 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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