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산유량 갑자기 감축… 왜?

  • 지난 6월 일일 1010만배럴 → 11월 950만배럴로 줄여<br/>OPEC 각료회의에 앞서 공식 쿼터 지키기 위한 움직임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30년만에 산유량을 최대치로 올렸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돌연 산유량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이 위축된데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급등하면서 이같이 감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각료회의에 앞서 급작스런 감축을 보여 OPEC의 회의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11월 산유량은 올해 최저수준인 일일 950만배럴로 감축했다. 지난 6월에만해도 30년래 최대치인 일일 1010만배럴로 생산했었다. 이같은 감축은 같은 기간 전반적인 OPEC 생산량도 3078만밸러로 줄였다.

반면 미국의 산유량은 일일 76만배럴로 늘어났다. 미국이 상업적으로 원유 생산을 시작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의 아담 시에민스키 국장은 북해 다코다 몬타나 텍사스에서 세일유가 형성되면서 생산량이 늘었다“며 ”이를 통해 내년에는 석유 생산이 하루 700만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증산이 OPEC의 입지를 약화시킨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사우디의 산유량 발표는 OPEC의 각료회의 전날 이뤄졌다. OPEC는 12일(현지시간) 빈에서 정례 석유장관회담을 열고 3000만배럴 공식 쿼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맞추기 위해 사우디가 갑자기 산유량을 올해 최저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사회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사우디는 산유량을 최대로 늘려 원유 가격을 안정화시켜왔다. 특히 이란이 핵프로그램 개발을 두고 서방과 마찰로 인해 줄어든 원유 수출량을 사우디가 메워왔다.

FT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부진한 점도 OPEC의 쿼터 동결을 부추겨 실질적인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JP 모건은 OPEC의 공식 쿼터가 3000만 배럴이지만 하루 평균 140만 배럴 초과 생산했다고 지적하고 OPEC이 공식 쿼터를 더 높일 여지도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브렌트유는 전날대비 29센트 올라 배럴당 107.62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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