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명품연기로 할리우드 편견을 깨

이병헌이 12일 오후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기자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CJ E&M 제공
아주경제 황인성 기자(홍콩)=이병헌이 외국배우에 대한 할리우드의 편견을 깼다.

12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는 영화 '지.아지.조2' 3D 영상 최초공개 아시아 프레스 데이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존추 감독과 이병헌이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존추 감독은 이병헌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존추 감독은 "이병헌이 겸손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외국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놨다. 현재 이병헌 덕분에 외국배우가 진출하는 게 쉬워졌고,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에서 스톰쉐도우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긴 이병헌은 속편인 '지.아이.조2'에서 스톰쉐도우 역할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이병헌은 전작에 비해 분량이 늘었으며, 1분간 독백을 통해 스톰 쉐도우의 속내를 공개한다. 롱테이크로 가는 이 장면을 촬영한 뒤 스태프와 감독은 이병헌을 존경하게 됐다. 존추 감독은 "당시 이병헌은 독백연기를 하면서 눈이 바르르 떨릴 정도로 배역에 몰입했다. 그 장면은 스톰 쉐도우가 왜 분노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촬영을 마친 뒤 이병헌을 다시 보게 됐다"면서 "인물을 소화하고 해석하는데 이병헌은 탁월하다. 캐릭터에 생명력이 불어 넣는 연기에 정말 감탄했다"고 말했다.

존추 감독의 계속되는 칭찬에도 기자회견에서 이병헌은 내내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연기가 깊기로 이름난 이병헌은 할리우드에서 신인의 자세로 다시 시작했고, 이제 그 결실을 조금씩 거두는 중이다. 이병헌은 사전 국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할리우드의 마케팅이 무섭다"며 자신을 다잡아 왔다. 그런 겸손함 때문인지 이병헌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외국배우로서 나날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양배우가 할리우드에 진출하면 맡는 배역은 한정돼있다. 주로 맡는 배역은 잔인한 성격에 무술고수다. 이소룡 역시 첫 데뷔에서 악역을 맡았고, 이연걸 역시 영화 '리쎌웨폰4'에서 악역으로 출연했다. 이는 할리우드에서 데뷔하는 동양배우의 전형적인 진출 공식이다. 국내팬이 이병헌을 걱정할 만도 하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지금은 시나리오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래서 뭐든 열심히 해야 한다. 하지만, 나중에 경력이 쌓이면 시나리오를 고르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지금은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영화 '지.아이.조2'에서 스톰 쉐도우는 전작과 달리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2편에서는 배역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스톰 쉐도우의 사연도 마찬가지다. 이병헌은 "약간 공개하지면, 스톰 쉐도우는 독불장군이다. 이야기의 큰 틀은 지.아이.조와 코브라 군단의 대결이지만, 스톰 쉐도우는 어떤 편도 아니다. 자신의 색깔이 뚜렸한 고독한 인물이다. 그 점이 캐릭터의 매력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스톰 쉐도우는 1편에서는 단순한 악역이었지만, 2편에서는 내면에 담은 속내가 드러난다. 복수를 하려는 이유와 그 감정을 영화에서 조명돼 기존 동양배우가 맡았던 일차적인 악역을 벗어났다. 이는 이병헌의 할리우드 진출에 청손호가 켜졌다는 걸 의미한다.

한편, 영화 '지.아이.조2'는 제작비 약 2000억원이 들어간 블록버스터로 이병헌의 두 번째 할리우드 출연작이다. 존추 감독이 연출한 이번 작품은 전작과 달리 이병헌의 깊은 내면연기를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3월말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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