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연말 배당락까지 청산조건이 매력적이지 않은 현재 무리하게 청산에 나서기보다 롤오버를 통해 배당투자를 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옵션만기 이후 프로그램 순매수는 2조4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도 프로그램 매매 순매수 누적이 이어지자 순차익잔고는 4조3000억원대를 넘어서며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기준 순차익잔고는 4조3000억원으로 지난 11월 옵션만기일에 3조6000억원대였던 순차익잔고는 한달 새 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달 22일부터 매수차익잔고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12월 동시 만기의 관전 포인트는 부담스러운 프로그램 잔고의 청산 여부”라며 “지난 6월 만기 이후 외국인의 순차익 잔고는 증가했기 때문에 절대적인 금액상으로 시장의 잠재적 부담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12월물 선물 시장베이시스(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는 이론베이시스를 상회하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외국인 및 기관은 중립 이상의 차익거래 스탠스가 유지되고 국가지자체의 매수잔고 청산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코스피200 12월물은 262.00으로 시장베이시스 0.33포인트로 이론베이스 0.04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현대증권 공원배 연구원은 “차익잔고가 많다고 해도 청산여건이 뒷받침되야 하는데, 베이시스 강세와 스프레드 고평가로 차익실현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은 3조2000억원 가량의 물량을 가지고 있으나 청산 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KTB투자증권 박문서 연구원도 “시장에 돌출악재가 출현하지 않는다면 국가·지자체의 차익잔고 중 예상되는 물량은 5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한적인 물량 출회는 대부분 상장 기업의 연말배당 기준일이 12월이기 때문이다. 배당을 고려했을 경우 3월까지 연장(롤오버)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안혁 연구원은 “12월 예상 배당은 차익투자자들이 이번 만기를 통해 청산 또는 연장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또한, 연말 배당을 노리는 신규 투자자에게도 배당 매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12월물과 3월물의 스프레드(근월물과 원월물의 가격 차)가 -1.15포인트 이상에서 유지될 경우 만기일 동시호가에 출회될 수 있는 매물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코스피200 12월물과 3월물의 스프레드는 -0.74포인트다.
안혁 연구원은 “12월물과 3월물 스프레드의 적정 이론가는 -1.15포인트이다”며 “현재 스프레드는 -0.8p 내외에서 형성돼 스프레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으로, 배당을 고려했을 경우 3월 선물이 고평가 상태로 매수차익잔고 청산보다 롤오버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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