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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훤히 보이는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아주경제 박초롱 기자= “방금 중앙선관위에 확인했습니다. 부재자투표용지를 봉투에 넣을 때 여러 번 접어서 넣어도 된다고 합니다. 여러 번 접어서 넣고 스마트폰 플래시를 비추어 도장이 보이는지 확인한 후에 봉인하면 좋을 듯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에서 이런 내용의 글이 RT(글 전달) 물결을 이루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부재자 투표가 이뤄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가 얇아 비친다는 논란이 일자 시민이 자구책을 공유하는 것이다.
현재 광주 동구와 남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 발송한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가 속이 비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동구에서 대선‧구청장 보궐‧구의원 보궐 선거를 동시에 시행하는 나 선거구는 황갈색 봉투를 사용했고, 대선‧구청장 보궐 선거를 시행하는 나머지 지역은 하늘색 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남구는 모든 선거구에서 하늘색 봉투를 사용한다.
이와 같은 투표용지를 동구는 2612명(거소투표자 268명), 남구는 5932명(거소투표자 391명)에게 발송했다.
각 지역구는 자체적으로 선택 제작한 회송용 봉투를 사용하는데, 광주시가 선택한 봉투가 색깔이 연하고 얇은 재질의 종이로 제작된 탓에 투표 회송용 봉투를 강한 햇빛이나 전등에 비춰보면 누굴 찍었는지 식별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속이 비치는 봉투가 비밀 투표 원칙을 훼손하고 선거 부정 개입을 도울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비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봉투 안이 비치더라도 투표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혹시 볼 수 있더라도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투표함에 넣을 때) 투표용지를 접어버리면 보이지도 않고 참관인이 투표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누리꾼들은 선관위의 안이한 대처에 공분하면서도 ‘접어서 넣기’, ‘무효표가 되지 않도록 잉크 묻지 않게 접는 법’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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