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이 향후 5년간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가늠자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차기 정권이 미칠 향후 증시 판도에 대한 시장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근래 3번 정권교체 선거 후 증시를 보면 1년 동안 주가 등락률이 심했고 주력 업종 손바뀜도 활발했다. 역대 대선의 공통점은 당시 경제 상황과 증시가 밀접하게 반응했고 정권이 집권 초기 내건 내수진작 등 경기 부양책 수혜 종목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역대 15대(김대중)·16대(노무현)·17대(이명박) 대선 후 첫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노무현 정부 당시 0.03% 상승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이후 한 달 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부는 김대중 정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중 정부 당시 선거 후 한 달 코스피는 33%가량 올랐다. 반면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선거 후 한 달 코스피가 각각 10.58%, 5.97%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선거 후 1년 코스피 등락률을 보면 가장 부진했던 흐름은 이명박 정부 때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각각 31.99%, 14.39% 오른 데 반해 이명박 정부는 36.01% 하락한 1180.97(2008년 12월 19일 종가)을 기록했다.
각 정권이 들어선 후 1년 수익률 상위업종과 하위업종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김대중 정부의 경우 251.2%의 수익률을 올린 증권업종의 수직상승이 돋보였다. 이어 전기가스업(67.5%), 의료정밀(55.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이 39.9% 하락했고 운수장비와 금융업이 각각 2.7%, 0.2% 하락했다.
당시 금융업이 부진했던 이유는 IMF(국제통화기금) 여진으로 풀이된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기 한 달 전 1997년 11월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김대중 정부는 이후 금융시스템 개선에 주안점을 두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1년 수익률 최상위 업종은 운수창고로 99.8% 상승했다. 이어 기계(66.9%), 의료정밀(61.6%) 순이었다. 반면 섬유의복이 41.4% 빠졌고 증권과 통신업이 각각 20.1%, 17.6% 하락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1년간 플러스 수익률을 낸 업종이 없었다.
통신업이 15.5% 하락해 업종 가운데 비교적 선방했고 이어 전기가스업이 20.6%, 전기전자가 24.6% 하락했다. 대외경제 불안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2007년 10월경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2008년 10월 930선까지 반토막 났다.
3개 정권 출범 초기 공통점은 전기가스업, 기계, 의료정밀, 통신업 등 내수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정권 초기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이 투자와 내수에 집중돼 수혜 기대감이 높았다는 해석이다. 특히 한국은 5년 단임제이기 때문에 새 정권은 초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건다.
실제로 3개 정권이 들어선 100일 내 다양한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김대중 정부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철폐, 노무현 정부는 추경 및 경기활성화 조치, 이명박 정부는 '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또 한가지 공통점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는 일시적 상승 국면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정권 1~2년차 후에는 정책보다는 경기로 증시가 연동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이다솔 연구원은 "대선 이후 단기적으로 발생한 주가 상승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적극적인 경제정책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하지만 1~2년 후 이 모멘텀은 희석되고 주가의 중장기 추세는 경기와 같은 경제 펀더멘털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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