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교육감 선거 ‘그들만의 리그’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이번 대통령 선거의 열기는 선거유세가 막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어느 때 보다도 달아올랐다.

주야를 불문하고 각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인터넷 게시판과 SNS를 통해 격한 반응들을 실시간으로 쏟아냈다. 이에 인터넷은 여와 야로 극명하게 나뉘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여기저기서 너무도 많은 비난과 억측이 난무해 이를 바라보는 이들 또한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일단 던져본 뒤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마타도어’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진위를 가리기엔 너무도 방대한 스케일의 흑색선전에 결국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 채 대통령이 뽑혔다.

이처럼 선거 열기가 뜨거웠던 가운데 유권자들이 한 가지 잊은 것이 있다. 후끈 달아오은 대선 공방전 탓에 그 어느 때 보다 조용히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정신이 온통 대통령 선거에만 팔려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누가 나왔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그들 나름대로 폭로와 흑색선전을 주고 받았지만 이를 인지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대통령 선거에 묻혀 조용히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를 벌인 모양새다.

진영논리도 이번 교육감 선거에선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은 정당 공천이나 추천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투표용지에는 정당명이나 기호 없이 성명만 위에서 아래 순으로 기재됐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그냥 이름이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단다. 이름에 따라 표심의 향배가 갈린 그야말로 로또 선거가 아닌가 싶다.

새 서울시교육감은 향후 1년 6개월간 7조원이 넘는 예산과 일선 교사의 인사권을 손에 쥐게 된다. 나아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롭게 선출된 교육감이 학교폭력과 색깔 싸움으로 얼룩진 우리 교육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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